국내 화장품업계가 사드보복의 여파에서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영화 SK증권 연구원은 5일 “2분기 국내 화장품업체들의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며 “사드이슈에 따른 4월과 5월 수출타격이 생각보다 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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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관광객의 방문이 줄어들어 한산한 서울 명동거리의 화장품 매장.<뉴시스> |
한국 화장품은 2014년부터 지난해 1분기까지(1월 제외) 매월 두자릿수의 수출액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4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줄었고 5월도 5.9% 늘어나는 데 그쳤다. 4월의 경우 2012년 1월 이후 월간기준 수출액이 처음으로 후퇴했으며 5월 수출 증가폭 역시 최근 3년 동안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었다.
특히 중국과 홍콩 수출감소의 타격이 컸다.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에서 중국의 비중은 36.4%, 홍콩이 31.4%로 절대적이다.
4월과 5월 누적기준 한국화장품의 홍콩 수출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6%, 중국의 경우 6.3% 뒷걸음질쳤다.
다만 수출금액 감소폭은 4월보다 5월 축소됐으며 6월 들어 반등에 성공했다.
다른 국가들을 상대로 수출도 크게 늘었다. 4월과 5월 누적기준으로 화장품 수출금액은 미국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4% 올랐으며 일본은 28.8%, 대말레이시아 38.8%, 베트남 114.5% 증가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우리나라 화장품이 주춤한 사이 일본과 프랑스 화장품은 위협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4월과 5월 중국이 일본 화장품을 수입하는 데 쓴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81.6%, 91.8% 늘었다. 프랑스 화장품 수입액의 경우 4월 14.3%, 5월 40.1% 증가했다.
중국의 국가별 화장품수입액 비중에서도 우리나라는 당초 28.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나 5월 23.1%까지 내려앉았다. 반면 일본은 1분기 16.9%에서 5월 20.7%, 프랑스는 26.3%에서 27.6%로 증가했다.
국내 화장품 실적부진의 이유를 사드문제에만 돌리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채널 전체매출은 따이공(보따리상) 덕분에 4월과 5월 오히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성장했다”며 “화장품 기업들의 1인당 구매제한을 고려해도 과거보다 한국화장품의 수요 자체가 그리 강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고 파악했다.
한 연구원은 “최근 중국 현지에서 한국과 일본 수입화장품의 비중변화는 지속가능한 수요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