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자동차와 현대자동차가 미래차 개발경쟁에서 서로 다른 길을 모색하고 있다.
1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토요타가 미래차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수합병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인수합병 대신 협력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현대차와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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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자동차 사장. |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 사장은 14일 일본 아이치현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글로벌 자동차업계에 신기술을 앞세운 새로운 경쟁자들이 등장하고 있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욱 공격적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인수합병을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테슬라, 중국 자동차 스타트업, 구글 등이 자동차업계에서 경쟁하기 시작하면서 게임의 규칙이 변했다”며 “토요타가 그동안 수비하는 데 집중했던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토요타는 글로벌 완성차회사 가운데 인수합병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는데 이런 변화에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토요타가 향후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 미래차부문에서 인수합병 등을통해 대규모 투자를 할 것으로 예상됐다.
토요타와 현대차는 아시아 완성차회사로 글로벌 완성차업계에서 최대 라이벌로 꼽힌다.
현대차는 1990년대에 토요타 따라잡기를 외치면서 급성장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마련했다. 현대차와 토요타가 똑같이 하이브리드차에 이어 전기차보다 수소전기차를 개발하는 데 노력을 기울인 데도 두 회사 사이 경쟁의식이 작용했다.
토요타 사장과 달리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미래차 개발을 위해 인수합병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
정 부회장은 13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코나 신차발표회에서 “중국 완성차회사들이 경쟁적으 로 자동차회사를 인수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에 발맞춰서 더 많은 기술을 개발하고 대응하려고 하지만 자동차회사를 인수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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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
정 부회장은 “시스코와 협업하고 있는 프로젝트(중국 빅데이터센터 구축)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최근 바이두와 협력을 시작했고 우버와 협력관계도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도 토요타 못지않게 글로벌 완성차업계에서 인수합병에 나서지 않기로 유명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경영신조로 기술자립을 내세우면서 그 전통을 정 부회장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1998년에 기아차를 인수한 뒤 20년 가까이 인수합병을 하지 않고 있다.
현대차와 토요타 모두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토요타가 인수합병을 통한 공격경영에 돌입하면서 현대차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토요타는 지난해에 폴크스바겐에 글로벌판매 1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글로벌판매가 18년 만에 처음으로 뒷걸음쳤고 영업이익률도 200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올해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부진을 겪으면서 2년 연속 역성장할 가능성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