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배당을 실시하는 기업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이자 실적 자신감을 보여주는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16일 “국회에서 논의 중인 상법개정안, 연기금과 기관투자자들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행동주의 펀드들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증가 등으로 기업들의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이 잇따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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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
SK이노베이션은 15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중간배당 실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로보틱스도 12일 자회사 현대오일뱅크의 중간배당 기준일을 6월30일로 정했다고 밝혔다.
정유업계가 잇달아 중간배당 실시를 검토하는 것은 올해 실적을 놓고 자신감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신 연구원은 “중간배당은 대표적인 주주환원정책의 하나로 회계연도 중간에 이루어지는 만큼 기업이 실적에 자신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파악했다.
올해 중간배당을 실시할 곳으로 신 연구원은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하나금융지주, KCC, GKL 등 6개 기업을 꼽았다.
삼성전자는 PC 및 휴대폰시장의 둔화에도 사상최대 이익을 경신하고 있다. 올해 50조 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데 반도체의 구조적인 빅사이클로 호황국면을 맞았기 때문이다.
신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지난 4월 발표한 자사주 전량소각은 국내 대기업 주가환원과 주가 재평가의 이정표”라며 “올해 말로 예정된 새로운 3개년 주주환원 프로그램 또한 주주환원 확대의 지속가능성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자동차 판매급감 등 실적부진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 그러나 그랜저IG가 월 1만 대 이상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고 13일 출시된 SUV코나와 8월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G70 등이 하반기 판매회복의 방아쇠를 당길 것으로 신 연구원은 바라봤다.
신 연구원은 “현대차는 이익 역성장에도 2015년부터 중간배당을 시작하면서 적극적인 배당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지난 2년 동안 극단적으로 낮은 수준의 가치가 유지되면서 외국인 및 소액주주의 지배구조개편 요구가 촉발될 수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라고 파악했다.
현대차는 연말배당과 별도로 2015년과 지난해 각각 1천 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포스코도 올해 영업이익이 4조 원대로 회복되는 첫 해로 이익증가에 따른 추가적인 배당수익률 상승이 기대되는 곳으로 꼽혔다.
하나금융지주는 은행통합을 바탕으로 수익개선 기반을 확보하고 비용절감이 가시화하면서 올해 2조1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따라 3%대의 배당수익률을 보일 것으로 추정됐다.
KCC는 건자재부문성장에도 2014년 이후 전방산업 업황둔화로 도료부분 수익성이 악화하고 보유 유가증권 주가하락으로 주가가 부진했다.
신 연구원은 "KCC 시가총액 4조2천억 원의 절반을 넘는 보유 상장주식의 가치는 향후 주가의 하방경직성을 견고하게 만드는 요소"라며 "향후 도료부문의 이익이 정상화되고 보유 상장주식의 가치가 부각된다면 주가는 빠르게 재평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GKL은 사드이슈와 경쟁심화로 올해 전년 대비 실적이 역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예상 배당수익률은 4.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KCC와 GKL은 2012년부터 해마다 중간배당을 실시했으며 지난해 기준 배당수익률은 각각 2.50% 4.89%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