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가 빠른 속도로 해외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해외에서 모두 5곳의 면세점을 운영하게 된다.
국내에서 면세점사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지만 해외사업에서 여전히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공격적 투자에 나서는 데 우려의 시선도 있다.
|
|
|
▲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
28일 호텔신라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12월 개장하는 홍콩첵랍콕공항 면세점에 모두 1870억 원가량을 투자한다.
호텔신라는 4월 홍콩첵랍콕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따냈다. 12월 개장해 화장품과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며 2024년 9월까지 운영한다.
이 면세점이 개장하면 호텔신라의 해외 면세점사업장은 모두 5곳으로 늘어난다.
호텔신라는 2012년 싱가포르창이공항 면세점을 시작으로 빠른 속도로 면세점사업을 확대했다. 5년 동안 모두 5곳의 해외면세점을 확보했다.
호텔신라가 지난해 면세점사업에서 거둔 매출 가운데 15%가량이 해외에서 나왔다. 해외매출만 놓고 보면 국내 1위 면세점사업자 호텔롯데보다 많다.
내년은 해외매출이 모두 1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출비중도 2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호텔신라는 해외에서 면세점사업을 확대하면서 국내사업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구매에서도 경쟁력을 확대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면세점은 직매입을 통해 상품을 취급하기 때문에 구매력이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힌다”며 “호텔신라가 해외에서 입지를 다지면서 앞으로 구매력을 더욱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해외면세점들이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공격적 투자로 차입금 부담이 늘어나는 점은 부담요인으로 지목된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싱가포르, 마카오, 홍콩 3곳에서 모두 386억 원가량의 적자를 봤다. 그나마 매출이 가장 많은 싱가포르창이공항 면세점의 적자폭을 크게 줄인 점이 위안거리다.
신용등급에도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호텔신라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및 등급전망을 기존 AA 긍정적에서 AA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도 호텔신라의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AA 안정적에서 AA 부정적으로 바꿨다.
곽노경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자체 자금창출력을 웃도는 투자가 예정되어 있어 단기적으로 외부차입에 의존하는 현금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판단된다”며 “올해 투자규모가 3천억 원을 웃돌며 투자부담에 따른 차입금 증가로 재무안정성 지표가 지금보다 저하될 것”이라고 내대봤다.
그는 “싱가포르창이공항 면세점의 경우 매출이 늘면서 적자폭이 축소되고 있으나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보면 주요 해외투자의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호텔신라는 1분기에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조 원을 달성했으나 영입이익은 100억 원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50% 가까이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