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가 반도체사업 매각을 놓고 웨스턴디지털과 원만한 협상을 이끌어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며 불확실한 입장을 내놓았다.
26일 재팬타임스에 따르면 츠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은 주채권은행 관계자들에게 “웨스턴디지털에 반도체사업을 매각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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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츠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 |
웨스턴디지털은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이유로 도시바가 반도체사업 매각에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차례의 협상 끝에 법적분쟁 등을 일단락했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으로 보인다.
도시바 반도체 인수에 웨스턴디지털은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인수가격도 도시바가 요구하는 20조 원 수준에 맞춰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도시바가 여전히 웨스턴디지털의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은 배경을 놓고 인수가격을 더 높여받기 위해 ‘버티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사토시 사장은 “미국과 일본이 연합해 반도체사업을 인수하는 제안을 가장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반도체사업 해외매각을 놓고 부정적인 일본정부의 입장을 감안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도시바는 반도체 최종입찰에 참여한 기업이 사모펀드 KKR과 반도체기업 브로드컴, SK하이닉스와 대만 홍하이그룹이라고 공식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홍하이그룹을 제외하면 모두 미국자본에 인수되는 셈이다.
외국언론들은 자금확보가 시급한 도시바의 상황을 고려할 때 웨스턴디지털의 반대를 무릅쓰고 무리하게 다른 업체에 반도체사업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도시바가 계속 일관되지 않은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인수전 향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최근 중국 출장길에 오르며 “도시바 인수전 전망은 잘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