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올해 아이폰 신제품에 적용하는 지문인식모듈의 공급차질로 결국 설계를 변경해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판매시기가 예상보다 더 늦어질 수도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8의 장기흥행에 유리한 환경을 맞은데다 하반기 신제품 갤럭시노트8도 아이폰과 맞경쟁을 피할 수 있어 올해 스마트폰사업에서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 애플 새 아이폰에 기대 하락
경제전문지 포천은 20일 아이폰 신제품의 설계도면으로 추정되는 이미지를 입수해 보도했다. 제품 뒷면에 손톱 크기 정도의 동그란 구멍이 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
|
▲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왼쪽)과 팀 쿡 애플 CEO. |
포천은 애플이 올레드패널을 탑재해 내놓을 고가 아이폰 신모델(아이폰8)의 지문인식기능을 제품 뒷면으로 옮기는 설계변경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했다.
LG전자 G6와 삼성전자 갤럭시S8은 처음으로 제품 앞면 대부분을 화면으로 채운 베젤리스 디자인을 적용했다. 지문인식기능을 넣을 공간이 없어지며 이를 제품 뒷면으로 옮겼다.
애플도 아이폰 새 모델에 비슷한 디자인을 적용하며 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언론들은 이런 결정이 사실이라면 애플이 올해 신제품 흥행에 큰 약점을 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자전문매체 더버지는 “삼성전자 갤럭시S8의 후면 지문인식은 사용이 매우 불편하다”며 “애플이 기술혁신으로 이런 단점을 극복할 것이라는 소비자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애플은 디스플레이 아래 투명한 지문인식모듈을 내장하는 새 기술을 적용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를 위한 특수 지문인식모듈의 확보에 큰 차질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버지에 따르면 삼성전자 역시 같은 기능의 적용을 검토했지만 기술부족 등을 이유로 결국 갤럭시S8에 탑재하지 않았다. 대신 홍채인식기능을 적용해 지문인식을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증권사 퍼시픽크레스트는 애플 역시 부품차질에 대응해 3D카메라를 통한 안면인식으로 지문인식기능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위해 양산이 기존 계획보다 1~2개월 정도 늦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제품 설계를 급하게 변경한 데 따라 생산시기가 더욱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양한 이유로 아이폰 새 모델의 판매시기가 연말까지 미뤄질 가능성이 점점 유력해지고 있다.
포브스는 “아이폰8의 하드웨어 변화가 적어 다른 제품과 차별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고가모델의 수요가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어 애플이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삼성전자 수혜 기대
삼성전자는 21일부터 글로벌시장에 정식출시하는 갤럭시S8의 흥행에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받은 타격과 브랜드이미지를 만회하는 데 중요하기 때문이다.
KGI증권은 올해 대규모 변화가 적용되는 아이폰8을 기다리는 소비자가 많아 갤럭시S8의 수요가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
|
|
▲ 삼성전자 갤럭시S8(왼쪽)와 LG전자 G6의 뒷면에 적용된 지문인식모듈. |
하지만 아이폰8의 판매가 늦어지거나 변화가 예상보다 적을 경우 삼성전자는 갤럭시S8의 흥행에 유리한 환경을 맞게 된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폰8이 여러 품질문제로 4분기나 돼야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며 “갤럭시S8의 하드웨어 변화가 상대적으로 주목받아 흥행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갤럭시S8의 올해 판매량은 5천만 대를 넘어 역대 최고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아이폰 신모델의 출시가 늦어지는 것은 갤럭시S8의 장기흥행뿐 아니라 삼성전자가 하반기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신제품 ‘갤럭시노트8’의 흥행에도 긍정적 신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의 출시를 이전보다 1개월 이상 늦췄다. 신제품 주기를 맞추기 위해 갤럭시노트8의 출시도 9~10월 사이로 이전보다 늦어질 공산이 크다.
아이폰 신모델보다 출시가 늦어지면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8의 초반 마케팅과 판매확대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 갤럭시S8에 이어 연속 흥행을 노릴 수 있다.
갤럭시노트8은 듀얼카메라와 고용량 램 등을 탑재해 성능이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아이폰 고가모델과 별도로 출시하는 일반모델(아이폰7S, 아이폰7S플러스)는 이전작과 비슷한 9월 말부터 판매를 시작하겠지만 소비자들의 눈길이 대부분 고가모델에 쏠려 좋은 판매성적을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포브스는 “아이폰8의 판매지연은 애플이 아이폰7S시리즈의 판매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며 “고가모델과 차별화를 위해 가격을 대폭 낮춰 내놓고 적극적인 공세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