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연구개발능력을 인정받아 GM의 구조조정 과녁에서 비켜설 가능성이 있다. 다만 생산량 감소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용진 신한투자금융 연구원이 29일 “한국GM이 싱가포르 인력을 흡수하고 있어 엔지니어링, 디자인 기능은 유지할 것”이라며 “오펠 수출물량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오펠 매각과 관계없이 유럽수출 비중을 줄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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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 |
GM이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한국GM 철수설이 또다시 불거졌지만 한국GM이 연구개발 역할은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은 2015년에 매출의 5.4%에 해당하는 6500억 원을 연구개발비로 썼다. 현대기아차의 연구개발비 비중이 3%를 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GM이 공격적으로 연구개발에 투자를 진행한 셈이다.
한국GM은 GM의 해외법인 등과 공동개발을 추진하면서 연구개발 능력을 키웠다. 지난해 출시된 캡티바에는 한국GM과 GM 유럽 파워트레인 연구진이 공동으로 개발한 2리터 CDTi 디젤엔진이 적용됐다.
한국GM이 포스코와 공동으로 자동차 강판을 개발한 경험을 보유한 점도 긍정적이다. 한국GM은 2000년대 초반부터 포스코과 기술협의체를 운영하면서 자동차 강판을 공동으로 개발해왔고 올 뉴 말리부에는 100% 포스코 강판이 적용되기도 했다.
한국GM은 특히 본사로부터 디자인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국GM 디자인팀은 올 뉴 크루즈, 올 뉴 트랙스 등의 디자인작업을 주도했다.
존 카파로 GM 디자인 총괄은 올해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한국GM 디자인팀이 만들어 낸 신형 트랙스는 완성도 높은 전면 디자인과 함께 다부진 트럭의 매력이 느껴지는 후면 디자인”이라며 “올 뉴 크루즈는 타이트한 실루엣으로 역동성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한국GM이 GM의 구조조정에서 연구개발 역할을 유지하더라도 생산량 감소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GM은 적자를 낸 사업부문을 잇따라 정리하고 있는데 한국GM은 2014년부터 줄곧 적자를 냈다.
한국GM의 영업손실 규모는 2014년 1192억 원에서 2015년 7048억 원으로 늘었다. 한국GM은 지난해 규모가 줄어들긴 했지만 또다시 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은 GM이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 판매를 중단하기로 한 2014년부터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국GM의 수출물량은 2013년 63만 대에서 2014년 48만 대로 내려앉았고 지난해에 42만 대까지 줄었다.
GM이 유럽부문을 매각하면서 한국GM의 수출물량은 또다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은 유럽에 스파크, 트랙스 등을 수출해 오펠 브랜드 차량으로 판매했다. 지난해 유럽 수출량은 14만 대 수준이었다.
GM은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들어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3월초 오펠, 복스홀 등 유럽부문을 푸조시트로엥에 매각한 이후 동아프리카부문도 일본 완성차회사인 이스즈에 매각했다. 또 미국 미시간공장에서는 근무방식을 3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하면서 근로자 1100명을 내보냈다.
한국GM 관계자는 “GM이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한국GM이 연구개발 능력으로 본사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올해 연말경 오펠 매각절차가 완료되기 때문에 당장에 수출물량이 줄어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