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OCI 사장이 올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ESS산업은 정부가 신재생에너지발전과 함께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나서면서 시장전망이 밝지만 경쟁상대가 만만치 않다.
|
|
|
▲ 이우현 OCI 사장 |
23일 업계에 따르면 OCI는 ESS제조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다.
OCI 관계자는 “정부가 태양광발전에 ESS를 결합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자체적으로 2차전지를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사업성을 검토한 뒤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OCI는 22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ESS 제조업과 전기공사업, 전기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간척사업과 관광, 수영장, 방송프로그램 제작 및 공급업 등 태양광 및 전기사업과 관련이 없는 사업은 사업목적에서 삭제했다.
ESS사업은 OCI가 하고 있는 태양광발전과 사업적 연관이 높다. 태양광발전은 신재생에너지를 대표하지만 밤에는 빛에너지를 받을 수 없어 전력수급이 불안정하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ESS를 태양광발전에 활용하면 낮에 생산해뒀던 잉여전력을 에너지저장장치에 저장했다가 밤에 저장된 전력을 내보낼 수 있다. ESS사업과 태양광발전사업이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이다.
OCI도 이 때문에 일찌감치 ESS사업에 주목해왔다.
이우현 사장은 2015년 2월 “ESS를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OCI는 기존 ESS제조기업과 달리 레독스흐름전지 개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전지는 리튬이온전지보다 충방전 효율이 좋고 수명도 길어 대용량ESS를 제조하는 데 적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OCI가 ESS사업을 본격화할 경우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기존의 태양광발전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판매처를 확보하면서 기존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정부가 신재생에너지발전과 ESS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도 OCI가 사업진출에 탄력을 받을 요인으로 꼽힌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3일 "기업들이 신재생에너지와 ESS에 관심을 두면서 투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이런 사업들이 빨리 확산될 수 있도록 에너지신산업 요금할인 특례제도를 대폭 손질할 것" 말했다.
정부는 빠르면 5월부터 신재생에너지를 많이 설치할수록 전기요금을 많이 깎아주고 신재생에너지와 ESS를 함께 설치할 경우 전기요금을 더 할인해주는 내용을 뼈대로 특례제도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신재생에너지와 ESS 시장이 빨리 성장할 수 있도록 할인혜택을 앞으로 3~4년 동안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올해 국내 신재생에너지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7.3%, ESS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20%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태양광업계의 ESS사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이지만 경쟁상대가 만만치 않다는 점은 OCI가 넘어야할 장벽이다.
ESS사업은 삼성SDI와 LG화학, 롯데케미칼 등도 국내외 시장선점을 위해 제품상용화에 성공했거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SDI와 LG화학은 리튬이온전지를 바탕으로 ESS시장에서 가격경쟁력과 품질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전 세계 리튬이온 ESS시장에서 30~40%에 이르는 점유율을 차지했다.
OCI가 개발하고 있는 레독스흐름전지 ESS부문에는 롯데케미칼이 이미 뛰어들어 양산할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