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이 삼성전자와 협력을 강화해 외형 키우기에 본격적으로 들어간다.
제일기획이 글로벌에서 삼성전자 가전제품의 소비자 유통에서도 마케팅 역할을 확대한다.
이는 제일기획 매각 철회 이후 경영진단에 따른 후속조치이면서도 프리미엄 가전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대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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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 |
28일 제일기획에 따르면 신규 경력직을 채용하면서 글로벌 리테일마케팅과 관련한 인력을 대폭 보강한다.
리테일마케팅은 매장의 디자인과 전시 등을 통해 소비자의 구매행위를 높이는 오프라인 마케팅을 뜻한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이번 경력직 채용에서 뽑힌 리테일마케팅과 매장 디자인 등을 개발하는 리테일 관련 제작인력은 앞으로 글로벌에서 리테일마케팅을 맡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제일기획이 삼성전자와 협력을 확대해 몸집 키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의미를 지닌다.
제일기획은 지난해 매각이 무산된 뒤 삼성그룹 차원에서 경영진단을 받고 삼성전자와 협력을 통해 외형성장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광고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몸집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제일기획은 경영진단 결과 가능한 이른 시간 안에 지금보다 외형을 2배 이상 키울 것을 요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제일기획의 지분을 매입해 최대주주에 오른 것도 이런 결정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다.
제일기획은 앞으로 북미를 비롯해 글로벌에서 삼성전자의 가전판매 유통망 위주로 리테일마케팅 물량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체험형 가전상품매장 ‘오픈하우스’ 700여 곳을 전 세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북미 고급가전회사인 데이코를 인수해 프리미엄 가전제품의 오프라인 유통망도 대거 확보했다.
제일기획은 이미 삼성전자와 협업해 만든 ‘센터스테이지’로 리테일마케팅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센터스테이지는 대형 터치스크린으로 삼성전자의 가전제품을 가상체험하는 전시솔루션인데 삼성전자가 지난해 미국 생활가전시장에서 매출점유율 1위에 오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삼성전자로서는 제일기획과 협력을 통해 글로벌 프리미엄 가전시장의 치열한 경쟁에 대응한다는 의미도 지닌다.
삼성전자나 LG전자는 TV를 비롯해 가전에서 보급형의 경우 중국업체 시장을 내주고 프리미엄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최근 들어 북미 등에서 LG전자의 공세에 밀려 프리미엄시장에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판매량 기준으로 프리미엄 TV시장 점유율 25.2%를 보였는데 2015년 63.1%에서 급격하게 떨어졌다. LG전자가 이 기간에 13%에서 42.8%로 점유율이 뛰어올랐다.
LG전자는 유럽과 북미에서 프리미엄 가전브랜드 ‘LG 시그니처’의 신제품발표회를 계속 여는 등 리테일마케팅을 강화하며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제일기획은 삼성전자의 국내외 리테일마케팅을 맡고 있지만 세계 각국의 다른 광고대행사들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며 “이번 경력직 채용도 캠페인기획 미디어 광고제작 등 전체 7개 분야를 대상으로 지원서를 받은 만큼 리테일마케팅만 특별히 더 확대한다고 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