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전문가 "경영환경 전망 어두워, 이란 전쟁으로 고용·투자에 악영향"

▲ 5월11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의 한 상점에 사과 가격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경제 전문가들이 자국의 기업 환경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 근거로는 이란 전쟁이 고용과 투자에 악영향을 미치는 점이 꼽혔다.

11일(현지시각) AP통신은 전미실물경제학회(NABE, National Association for Business Economics)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를 인용해 "미국 경제 전문가들 중 48%는 이란 전쟁이 미국 기업 경영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전미실물경제학회는 생산·고용·금융·정책 등 실물 경제 문제에 대한 분석과 응용을 중점으로 하는 경제학자와 기업 및 금융사의 경제전략가 등이 구성한 단체다. 

이번 설문 조사에서는 향후 기업 환경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비용 상승에 관해 응답자 중 54%는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기업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3분의2 이상은 "지난 3개월간 다양한 원자재 비용이 상승했다"고 짚었다. 

지난 2월 28일에 시작된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원유 가격이 상승해 전세계적인 에너지 위기가 닥치며 기업 환경이 힘들어진 점이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난 셈이다.

미국과 이란 사이 휴전 협정이 소강 상태를 보이면서 원유 가격은 배럴 당 100달러 안팎에서 고공행진을 보이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전쟁 발생 전 2월 평균 60달러 대 후반에서 급등한 것이다.

비료를 포함한 기타 다양한 원자재 역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공급 난항을 겪고 있다. AP통신은 미국 내 기업이 이런 비용 상승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전미실물경제학회의 설문조사 결과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 응답자 중 48%는 기업에서 비용 증가분의 일부를 고객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답했다.

'향후 6개월 사이 상품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자는 16%로 직전 1월 조사보다 소폭 늘어났으며 '가격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대부분 경제전문가들은 미국 기업의 매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수익 전망도 안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응답자 중 단 13%만이 '기업의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전망했다. 이를 놓고 전미실물경제학회는 2023년 이후 2개월에서 4개월 단위로 이뤄진 정기 설문조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응답자 중 4분의1가량은 향후 6개월 사이 투자와 고용이 축소될 것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사 무어 전미실물경제학회 설문조사위원장은 "지난 3개월간 기업들의 매출은 안정세를 보였지만 원자재 비용은 증가하고 이익률은 하락했다"며 "매출, 자본 지출, 고용 등 여러 지표에서 기대감이 감소한 반면 제품가격 상승 전망은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어 위원장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하면서 "향후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자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