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서울 아파트 시장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앞에 두고 성북구를 비롯해 지난해 가격이 덜 오른 지역을 중심으로 꿈틀거리고 있다.

한동안 시장 매물을 늘린 중과 유예 조치가 끝나 ‘매물잠김’이 심화돼 전반적 공급 부족한 상황에서 시장 전반이 실수요 중심으로 상승세를 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 부동산 다주택 중과 시행 앞두고 '꿈틀', 성북 포함 외곽 '가격 키 맞추기' 주도하나

▲ 서울 아파트 시장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눈앞에 두고 성북구 등 지난해 가격이 덜 오른 지역을 중심으로 꿈틀거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10일 부동산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6만9175건으로 올해 3월21일(8만80건)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주택자 매물이 이날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서서히 줄어든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만 해도 서울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6·27대책과 10·15대책에 따른 대출 규제와 서울 전역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으로 ‘매물 절벽’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정부가 지난 1월말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5월10일 종료하기로 한 뒤 3월 하순까지 매물은 급격히 늘어났다.

그 뒤 서울 아파트값은 매물이 줄면서 다시 상승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구조적으로 서울 인허가 및 착공이 최근 수 년 사이 줄어 신규 분양이 줄었고 정부의 공급대책도 아직까지 단기적 효과를 내고 있지는 않아서다.

한국부동산원 집계 5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보면 용산구가 1주 전 대비 오르면서 1주 전 서초구, 2주 전 용산구에 이어 반등세가 확산하고 있다.

5월 첫째 주 기준으로는 서울 전역에서 강남구만 유일하게 아파트값(-0.04%)이 1주 전보다 내렸다.

시장에서는 결국 다주택자 중과에 따라 한동안 ‘매물 잠김’ 현상이 일어나 시장 상승세를 이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최근 대출 규제 영향에 강남3구나 한강벨트가 아닌 외곽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떠오른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부동산원 통계 기준으로 서울 자치구 25곳 가운데 올해 들어 5월 첫째 주까지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세 곳은 성북구(4.8%)와 강서구(4.68%), 관악구(4.63%)다. 

이들 세 지역은 모두 지난해 연간 기준 서울 전체 상승률(8.7%)보다 낮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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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 건수 흐름. 1월말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방침에 따라 이를 피하려는 매물이 늘어났던 영향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실 자료 갈무리>

거주할 집을 찾아야 하는 실수요자가 전세매물 급감에 그나마 있는 매물도 가격이 크게 올라 결국 집을 사는 것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대출 규제로 고가 지역에 입성하려면 현금 부담이 커져 주택담보대출이 최대로 나오는 15억 원 이하 단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몰려 외곽 지역 상승세를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북구 주요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고 일부 거래에서는 15억 원을 넘기기도 했다. 강남권 주요 단지에서 급매물 출회에 하락거래가 이어지는 것과 대조적이다. 

래미안길음센터피스(2352세대) 전용 59㎡ C타입은 2월 15억4000만원에, A·B타입 역시 최근 14억 후반대 거래가 이어졌다. 

길음뉴타운에서 가장 최근 신축 대단지 롯데캐슬클라시아(2029세대) 전용 59㎡도 지난 3월25일 15억1000만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결국 향후 서울 아파트 시장의 핵심 변수로는 지난해 6·27대책과 10·15대책으로 크게 줄었던 매물을 어떻게 다시 늘리느냐가 꼽힌다.

현재로선 규제 속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였고 전세시장까지 영향을 끼쳐 서울에서는 전세의 씨가 말랐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5월 첫쨰주 기준 수요가 공급을 2021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웃도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큰 틀에서 앞으로 시장의 오름세에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즈니스포스트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는 기본적으로 다주택자의 보유 주택에 관련된 것으로 이것만으로 전체 시장 방향성을 가늠하기는 어렵다”며 “1주택자의 갈아타기 등 실수요 시장은 기존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 부동산 다주택 중과 시행 앞두고 '꿈틀', 성북 포함 외곽 '가격 키 맞추기' 주도하나

이재명 대통령이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언급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6년 부동산 보고서.  보고서에 기재된 두 차례 설문조사에 하락 요인으로 가장 많이 꼽힌 항목은 대출 규제였다. 4월 조사에서는 세금부담도 주요 요소로 떠올랐다. < KB금융 >

정부는 다주택자 중과 유예 종료를 두고 특별한 대책을 따로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실수요 중심으로 거래를 재편해 시장을 안정하겠다는 의지는 연일 강조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일 ‘부동산 불패 신화’는 없다고 강조한 것의 연장선상으로 읽힌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8일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9일 이후 ‘매물잠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일부 우려가 있지만 정부의 정책의지가 과거와 다르다는”며 “대출규제와 토지거래허가제로 투기적 매수가 원천 차단돼 있고 주택가격 상승 기대도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