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M엔터테인먼트가 북미 사업에 유독 약하다는 지적을 깰 기회와 마주하고 있다.

회사의 막내 아이돌그룹인 다국적 8인조 걸그룹 '하츠투하츠(Hearts2Hearts)'가 미국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SM엔터 '북미 취약' 꼬리표 떼나, 탁영준 '막내 걸그룹' 하츠투하츠 성과로 힘 받는다

탁영준 SM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가 SM엔터테인먼트 막내인 하츠투하츠(Hearts2Hearts)의 인기에 힘입어 북미 시장 진출에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탁영준 SM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로서도 막내 그룹의 성과는 매우 반길 만한 일이다. 탁 대표는 SM엔터테인먼트 각자대표이사로서 아티스트와 음악 등의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데 비로소 북미 사업의 업적으로 내세울 만한 성과가 싹트고 있다.
 
7일 SM엔터테인먼트 안팎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하츠투하츠가 지난해 2월24일 데뷔한 지 1년 만에 북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M엔터테인먼트가 6일 기업설명회(IR)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2월20일 공개된 하츠투하츠 디지털 싱글 '루드!'(RUDE!)의 발매 이후 첫 2주 동안 스포티파이 미국 누적 스트리밍 비율은 22.7%를 보였다. 지난해 6월 내놨던 첫 디지털 싱글 앨범 '스타일'(STYLE)의 미국 누적 스트리밍 비율 9.1%보다 2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전체 스트리밍 수가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에서 하츠투하츠가 거둔 성과의 의미는 더 커진다.

'루드!'가 4주 동안 기록한 스트리밍 수는 3370만 회였는데 이는 '스타일'의 2배다. 미국 스트리밍 비율과 스트리밍 수가 각각 2배씩 늘었다는 것은 하츠투하츠에 대한 관심이 4배 커졌다고 볼 수 있다.

하츠투하츠는 실제로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가운데 이례적으로 빠르게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츠투하츠는 데뷔 1년 만인 올해 3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서 첫 북미 쇼케이스 하츠투하우스(HEARTS2HOUSE)를 진행했다. 라이즈와 에스파 등 다른 소속 아이돌그룹이 데뷔 최소 1년 반 이후 미국에 진출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하츠투하츠의 행보는 과거의 SM엔터테인먼트 속도보다 빠른 편이라고 볼 수 있다.

하츠투하츠는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파라마운트극장과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더윌턴극장에서 열린 쇼케이스를 모두 전석 매진시키며 SM엔터테인먼트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탁영준 대표는 하츠투하츠의 북미 시장 성과가 크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SM엔터테인먼트는 2023년 SM 3.0 전략을 내세우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로의 도약이라는 미래 비전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로운 전략의 공언에도 불구하고 SM엔터테인먼트는 그동안 경쟁사인 하이브·YG엔터테인먼트와 비교해 북미 시장 실적이 저조하다는 평가를 늘 받았다.

SM엔터테인먼트는 2022년 국내와 일본에서 전체 매출의 86.7%를 거뒀다. 2023년에도 한·일 양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기록한 매출은 17.9%에 그쳤다.

SM엔터테인먼트의 북미 성과는 다른 경쟁기업과 비교할 때 더 초라해보인다.

하이브는 방탄소년단(BTS)을 내세워 빠르게 북미 시장에 진출했다. 하이브가 북미 시장에서 거둔 연결 매출은 2022년 31.0%, 2023년 25.3%에 이르렀다.

YG엔터테인먼트도 블랙핑크(BLACKPINK) 등 소속 아이돌의 북미 진출에 앞장섰다. 블랙핑크는 2022년 10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진행한 두 번째 월드투어 콘서트에서 북미 11개 지역에서 총 42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다. 이는 월드투어 총 관객 수의 20%에 해당하는 관객수로, 블랙핑크는 당시 월드투어를 통해 3억3천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4759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YG엔터테인먼트의 2023년 연결 매출의 83.6%에 달하는 수치다.

SM엔터테인먼트가 그렇다고 북미 사업에 공을 들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경쟁사에 뒤지지 않기 위해 에스파와 라이즈 등 중저연차 아티스트들의 북미 활동을 늘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6인조 보이그룹인 라이즈는 2023년 9월 데뷔한 뒤 2년 만인 2025년 10월30일 미국 일리노이 로즈몬트를 시작으로 11월14일 멕시코시티까지 북미 투어를 진행했다.
 
SM엔터 '북미 취약' 꼬리표 떼나, 탁영준 '막내 걸그룹' 하츠투하츠 성과로 힘 받는다

▲ SM엔터테인먼트의 하츠투하츠 멤버들이 3월19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 파라마운트극장에서 쇼케이스를 진행하고 있다. < SM엔터테인먼트 >


SM엔터테인먼트는 대표 4세대 걸그룹인 에스파도 북미 확대 채비를 하고 있다. 8월부터 진행할 글로벌 투어 '싱크:콤플랙시티'(SYNK : COMPLaeXITY)에 북미 9개 지역, 중남미 4개 지역, 유럽 9개 지역을 포함했다. 2024년 6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진행한 '싱크:패럴렐라인'(SYNK : PARALLEL LINE) 투어보다 북미는 1개, 중남미는 3개, 유럽은 4개 지역이 더 많은 것이다.

이런 노력으로 북미 성과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연구원은 "북미 성과가 다소 미진한 점이 아쉽다"면서도 "에스파와 라이즈를 중심으로 북미 투어가 조금씩 확대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박성호 LS증권 연구원도 역시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북미 활동에서 점진적 성과가 나타나며 경쟁사보다 저평가를 받아온 것도 점차 해소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탁 대표는 SM엔터테인먼트의 해외 진출을 오래 전부터 고민한 인물이다.

탁영준 대표는 2016년 가수매니지먼트 본부장을 맡을 당시 한국스포츠경제와 대담에서 "2000년대 주무대가 일본이었다면 2010년대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 수 있는 곳은 중국과 동남아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중국 시장이 한한령으로 봉쇄되면서 아이돌 산업의 중국 시장 진출이 사실상 무산됐다. 이후 중국과 동남아를 대체할 수 있는 시장으로 북미 시장의 문을 계속 두드려온 것으로 보인다.

탁 대표가 2022년부터 5년 연속으로 미국 빌보드의 글로벌 파워 플레이어스에 선정됐다는 점은 그의 북미 진출 노력이 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진다. 빌보드는 매년 미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음악 시장을 선도하며 탁월한 성과를 거둔 리더들을 글로벌 파워 플레이어스로 선정하고 있다. 전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