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가스발전 눈 돌려, 2030년 'RE100' 포기하나

▲ 마이크로소프트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 100%를 달성하는 목표를 포기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진은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센터 내부 모습. <마이크로소프트>

[비즈니스포스트] 주요 빅테크들이 인공지능(AI) 경쟁으로 치솟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재생에너지로 감당하기 어려워 가스발전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에 빅테크들이 약속한 친환경 에너지 100% 이용 목표는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현지시각)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2030년 '재생에너지 100%(RE100)' 목표 달성을 포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1년에 2030년까지 RE100과 탄소중립을 동시에 달성할 것이라는 목표를 내놓은 바 있다. 다만 이는 2022년 AI챗봇 챗GPT의 출시로 빅테크간 AI 경쟁이 본격화되기 전에 나왔다.

알렉시아 켈리 전 넷플릭스 탄소중립 및 자연보호 담당이사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데이터센터를 최대한 빨리 가동하려는 경쟁 속에서 친환경 에너지 목표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며 “빅테크들이 그 자리를 채우는 수단으로 가장 선호하는 것은 가스발전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석유 메이저 쉐브론과 협의해 텍사스주에 건립되는 가스발전소로부터 전력을 구매하는 계약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움직임은 마이크로소포트만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앞서 지난달 2일(현지시각) 가디언에 따르면 구글도 텍사스주에 위치한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가스발전소와 계약을 체결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 클린뷰에 따르면 이 계약이 체결되면 구글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연간 약 450만 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샌프란시스코 전체의 배출량보다 많은 양이다.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이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빅테크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가스발전 눈 돌려, 2030년 'RE100' 포기하나

▲ 미국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뉴올베니 데이터센터. <구글>

2030년까지 RE100을 실천하기로 약속한 아마존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원 비중 정보 공개를 요구한 주주 제안을 거부했다.

아마존 대변인은 더 레지스터를 통해 “우리는 이미 기후목표 달성을 위한 진전, 계획, 활동에 대해 정기적으로 정보 공개를 진행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데이터센터를 더 지속가능하고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에 대한 정기 보고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현재 공개하고 있는 보고서가 주주 제안에 포함된 문제들을 이미 다루고 있어 추가 공개는 불필요하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빅테크들 내부에서 이미 약속한 기후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이 발표한 지속가능보고서를 보면 2022년 챗GPT 출시 이후 이들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각각 23%, 33%, 51% 늘었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이같은 상황이 장기적으로 오히려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자체 분석 결과 2035년까지 미국 내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2025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는데 이 가운데 상당부분이 가스발전소를 통해 공급될 것으로 파악됐다는 점을 근거로 꼽았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직 공식적으로 RE100이나 탄소중립 달성을 포기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멜라니 나카가와 마이크로소프트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CSO)는 블룸버그에 “때때로 지속가능한 목표 달성을 위해 접근 방식을 조정할 수도 있다”며 “이같은 조정은 모두 체계적 접근 방식의 일환이며 장기적 목표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