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종우 SKC 대표이사 사장의 유상증자 방식의 1조 자금 조달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실적 부진과 미국·이스라엘 전쟁으로 인한 국제 정세 불안정으로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유상증자로 마련한 자금을 바탕으로 반도체 유리기판 자회사 ‘앱솔릭스’ 투자를 통한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높은 부채비율을 낮추는 재무구조를 안정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지면서,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결국 적자 늪에 빠진 동박 사업 자회사 SK넥실리스의 지분 매각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KC 유상증자 1조 조달 쉽지 않네, 김종우 결국 'SK넥실리스' 매각 검토하나

김종우 SKC 대표이사 사장이 악화한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선 지속적 적자를 보고 있는 동박 사업 자회사 SK넥실리스의 매각 검토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SKC >


6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회사는 지난 3일 유상증자 모집 총액이 기존 1조6억 원에서 8281억 원으로 줄었다고 공시했다. 이는 주가가 하락하며 모집가액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회사의 주가는 한동안 10만~11만 원대에서 횡보했으나, 유상증자 발표 직후 빠르게 하락했다. 6일 회사의 주가는 8만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대주주인 SK가 배정 주식의 120%에 해당하는 물량에 초과 청약을 약속했음에도 얼어붙은 투자 심리를 녹일 수는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최근 3년 동안 매년 2천억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305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계속된 적자로 인해 이익잉여금도 결손 상태로 전환했다.

지난해 말 기준 회사의 부채비율은 233%, 순차입금은 2조6907억 원에 달해 추가 차입은 재무구조에 더 큰 압박을 줄 수 있어, 주주들 반발에도 유상증자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 금리의 기준점이 되는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올해 들어 0.5%포인트 가까이 오른 상황이라, 높은 이자 비용도 걸림돌이 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회사는 이자비용으로만 1670억 원을 지출했다.

회사는 오는 5월11일 최종 발행가액을 확정한다. 현재의 주가가 유지된다면 모집총액은 8천억 원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김 사장은 유상증자로 모집한 자금 투입 계획을 재조정했다.

회사는 당초 4100억 원 가량을 단기 차입금 상환에 투입할 계획이었다. 이를 통해 부채비율을 142% 수준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유상증자가 8천억 원 선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단기 차입금 상환에는 2천억 원 안팎만 투입키로 했다.

앱솔릭스에 투자하는 5900억 원은 유지키로 했다.

 
SKC 유상증자 1조 조달 쉽지 않네, 김종우 결국 'SK넥실리스' 매각 검토하나

▲ SK넥실리스 전북 정읍 본사 전경. < SK넥실리스 >


회사가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가장 먼저 손봐야 할 곳은 SK넥실리스와 SK피아이씨글로벌 등 두 자회사다. 두 자회사는 지난해 각각 영업손실 1918억 원, 725억 원을 기록했다. SKC의 2025년 전체 영업손실의 62.9%, 23.8%에 해당하는 수치다.

SK피아이씨글로벌의 경우 보유 지분 51%에 대한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배터리용 동박 사업을 하고 있는 SK넥실리스는 매각 대신 실적 정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각에선 올해부터 SK넥실리스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말 말레이시아 동박 공장이 생산 인증 절차를 마쳤고, 연내 양산에 돌입하면 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전북 정읍 동박 공장을 마더팩토리로 전환하고, 대부분의 일감을 말레이시아로 이전해 고정비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나친 해외 생산설비 투자가 발목을 잡고 있다. 회사는 폴란드에 연산 5만7천 톤 규모의 동박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SK넥실리스의 총 동박 생산능력이 연 5만6천 톤 규모였음에도 가동률이 54% 수준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폴란드 공장 가동은 오히려 회사에 수익 악화를 불러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K넥실리스는 폴란드 공장이 완공 단계에 다다랐음에도 양산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세계 동박 시장 점유율의 80% 이상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어 대규모 수요처를 발굴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말 SK넥실리스는 3천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위해 전환우선주(CPS) 발행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엑시트 방안으로 기업 매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 내용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매각을 추진한다면 지금 당장보다는 수익이 안정화되는 2~3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철수가 아닌 폴란드 공장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일본 도요타 통상과 말레이시아 현지 법인 지분 15% 매각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SKC 관계자는 “SK넥실리스 매각은 현재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