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현대건설이 올해 해외 원전 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가 내놓은 올해 33조4천억 원이라는 수주 목표를 넘어 사상 최대치를 달성하는 데도 한층 힘이 실리는 상황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가시화하는 해외 원전 성과, 이한우 최대 수주 행진은 '시간 문제'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


29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의 대미투자의 구체적 실행에 속도가 붙고 있다.

정부는 국회에서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이 지난 12일 국회를 통과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1차 대미투자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있다.

산업통상부를 주축으로 구성된 실무단이 미국을 방문해 의견을 나누고 국내 기업들로부터 의견을 취합하는 등 구체적 사업 선정 작업이 진행 중이다.

정치권에서도 한미의원연맹에 소속된 여야 의원들이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미국 행정부, 의회 등 인사들을 만나 대미투자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대미 투자에서 원전 등 에너지 인프라는 협력 1순위 산업으로 꼽힌다. 대미 투자를 통해 미국에서 원전 건설사업이 본격화하면 한국 건설사에는 사업 참여 기회가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정부는 한국에서 확보한 투자협력을 바탕으로 신규 원전 건설의 물꼬를 트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 가장 대표적 원전 건설사로 꼽히는 현대건설은 이미 미국에서 원전 수주를 위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미국 텍사스주에서 페르미아메리카가 추진하는 대형원전 건설에 참여하고 있다. 

페르미아메리카는 태양광, 천연가스, 원자력과 같은 발전시설에 더해 에너지저장시설(ESS) 등 인프라를 결합한 초대형 인공지능(AI) 캠퍼스를 짓는 ‘프로젝트 마타도어(Project Matador)’를 진행하고 잇다. 프로젝트 마타도어에는 대형원전 4기 건설이 포함됐으며 현대건설은 기본설계(FEED) 계약을 따낸 상태다.

프로젝트 마타도어를 놓고는 최근 미국 환경당국이 간소화된 한경영향평가 절차를 적용하기로 하는 등 사업 진행 분위기가 긍정적이다.

현대건설은 미국 에너지기업 홀텍(Holtec)이 추진하는 소형모듈원전(SMR)인 ‘펠리세이즈 SMR-300’을 놓고 EPC(설계, 조달, 시공) 계약의 체결도 앞두고 있다.

현대건설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협력하며 불가리아에서 코즐로두이 7·8호기 원전의 설계계약을 체결하는 등 유럽 원전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펠리세이즈 SMR을 비롯해 페르미아메리카와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대형원전 등에서 모두 본계약 체결까지 이어진다면 이들 계약만으로 수주 규모는 40조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전날 주주총회에서 올해 경영 목표로 수주 33조4천억 원을 제시했다. 이미 사업이 진행 중인 해외원전 사업으로만 올해 목표치 이상의 성과가 예상되는 상황인 셈이다. 
 
현대건설 가시화하는 해외 원전 성과, 이한우 최대 수주 행진은 '시간 문제'

▲ 현대건설은 올해 수주 목표를 33조4천억 원으로 잡았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올해 수주 목표 가운데 해외원전은 4조3천억 규모로 보수적 가정이 반영됐다”며 “미국에서 홀텍과 페르미아메리카,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등 3건 계약의 수주 규모는 44조6천억 원가량으로 올해 목표치를 웃돌 뿐 아니라 현재 수주잔고 95조1천억 원의 47%에 이르는 수준”이라고 바라봤다.

이 대표는 지난해 수주 목표를 31조 원으로 잡았으나 역대 최대인 33조4천억 원 규모의 수주 성과를 냈다. 올해 수주 목표는 역대 최고 성적인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잡은 것이지만 원전 사업 진행에 따라 이마저도 뛰어넘을 여지도 많다.

이 대표는 지난해 3월 ‘CEO 인베스터 데이’ 행사를 통해 에너지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에너지 전환 리더’라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에너지 수요 급증에 따른 원전 수요의 확대 흐름이 나타나면서 이 대표의 이런 전략은 긍정적 분위기를 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대건설은 에너지 전환 리더라는 비전 아래 에너지 생산, 이동, 소비 전 영역을 아우르는 밸류 체인 관점에서 기술 검토와 시장 검증,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왔다” 며 “에너지 슈퍼 사이클이라는 구조적 성장 흐름 속에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주도권을 확실히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