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이사가 기업가치와 관련한 기대를 과도하게 키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받고 있다.

전 대표는 2500억 원 규모의 보유 지분 매각 계획을 발표하면서 며칠 안에 '중대한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을 것이라는 소식을 동시에 전했는데 이를 놓고 전형적인 '호재성 발언을 통한 주가 관리'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천당제약 전인석 '중대한 소식' 예고 논란, 기대감 키우는 주가 관리 또 하나

▲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이사(사진)가 기업가치와 관련해 시장의 기대를 과도하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천당제약은 과거 코로나19 유행 당시에도 경구용 백신 개발 추진 소식으로 기대감을 키웠지만 결국 개발 중단을 선언해 주가가 곤두박질했던 좋지 않은 전례도 가지고 있다.
 
27일 제약업계와 증권업계 얘기를 들어보면 전인석 대표가 최근 2500억 원 규모의 지분 처분 계획을 공시하면서 기업가치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발언도 동시에 언급한 것은 다소 위험한 소통 방식일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그는 25일 주주 대상 서한에서 “글로벌 빅파마들과 협상은 이제 결실을 맺는 단계에 진입했다”며 “당장 며칠 안에 회사의 체급을 완전히 바꿀 중대한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추가 기술수출 가시화의 근거로 해석하면서 기대감을 거두지 않는 분위기다.

일반적으로 경영진의 대규모 지분 매각은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물량) 우려로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다. 하지만 삼천당제약 주가의 경우 전 대표의 주주서한 이후인 25일에 이어 26일까지 2거래일 연속 상승해 시가총액 27조 원을 찍기도 했다.

하지만 삼천당제약이 과거 기대감을 키우는 방식으로 주가를 부양한 적이 있었다는 점을 놓고 이러한 방식이 적절치 않은 또다른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의구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

대표적 사례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사례다.

삼천당제약은 코로나19 유행 당시인 2020년 말 자체 약물전달 플랫폼인 ‘S-PASS’를 활용한 세계 최초 경구용 백신 개발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S-PASS는 주사제로만 투여할 수 있었던 약물을 위장관에서 분해되지 않고 혈류로 흡수되게 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이후 7차례에 걸친 해명 공시 끝에 2022년 9월 개발 최종 중단을 선언했다. 당시 삼천당제약의 이례적인 잦은 해명 움직임은 시장에 혼선을 준 셈이나 다름없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실제로 삼천당제약 주가는 백신 개발 추진 계획 발표 이후 기존 6만 원대에서 9만 원대까지 2주 만에 급등했다. 하지만 거듭된 미확정 공시로 주가는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고 결국 최종 중단 발표 이후 주가는 3만 원대까지 빠졌다.

현재 삼천당제약의 상황을 보다 신중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는 이런 과거의 이력 때문이다.

삼천당제약이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는 이유는 ‘S-PASS’를 적용한 경구용 인슐린 및 경구용 비만치료제 개발 덕분이다. 특히 인슐린의 경우 세계적으로 상업화된 경구용 인슐린 제품이 없는 만큼 개발 성공 시 당뇨병 치료제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파이프라인(후보물질)으로 꼽힌다.

하지만 개발 성공 여부를 낙관하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신약 후보물질이 임상 1상부터 최종 품목허가까지 도달할 확률은 평균 10%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삼천당제약은 S-PASS 플랫폼을 활용해 복제약(제네릭) 방식으로 접근하며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통한 상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실제 허가 여부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삼천당제약이 유럽의약품청(EMA)에 경구용 인슐린 후보물질의 임상 1/2상 시험계획(IND)을 제출한 것도 객관적인 상업화 근거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삼천당제약이 최근 기술수출 규모와 관련한 논란을 일으켰다는 점도 신중론에 힘을 보태는 요소다.

삼천당제약은 2월 유럽 소재 제약사와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제네릭 계약 체결 사실을 전하면서 보도자료에서 계약 총 규모로 5조3천억 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실제로 공시된 금액은 3천만 유로(약 508억 원)였다.

보도자료와 공시 사이의 금액이 100배 이상 차이가 난 것이다.

관련 의문이 이어지자 삼천당제약은 홈페이지를 통해 “계약 규모(총 예상 매출 규모)는 계약서에 기재된 연간 매출을 모두 합산한 뒤 원화로 환산한 금액”이라며 “해당 금액은 계약서에 근거해 산정된 수치”라고 해명했다. 
 
삼천당제약 전인석 '중대한 소식' 예고 논란, 기대감 키우는 주가 관리 또 하나

▲ 삼천당제약은 과거에도 공시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사진은 서울시 서초구에 있는 삼천당제약 사옥 모습.


일반적으로 제약 업계에서는 선급금과 마일스톤의 합계를 총 계약 규모로 산정한다. 반면 삼천당제약은 상업화 이후의 예상 매출액까지 포함해 총 계약 규모를 발표으로 일부러 성과를 부풀려 얘기했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미래 성과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삼천당제약의 실적 지표가 현재의 기업가치를 정당화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도 제법 많다.

26일 기준 삼천당제약의 시가총액은 27조1600억 원이다. 포스코홀딩스나 효성중공업 등 코스피 대표 기업의 시가총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실적은 크게 다르다. 삼천당제약의 2025년 연결기준 매출은 2318억 원인 반면 효성중공업은 같은 기간 매출 6조 원 가까이 냈다.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주가수익비율이나 주가순자산비율 등을 봐도 삼천당제약이 다소 고평가받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삼천당제약은 2025년 연간 순이익 120억 원 기준으로 보면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2263배에 이른다. 2025년 지배주주 순자산인 2760억 원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도 약 98배 수준이다.

물론 미래 성장 가능성을 선반영하는 제약·바이오 산업의 특성상 최근 실적만으로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향후 진행될 임상 과정의 통상적인 성공률을 감안했을 때 지나친 과열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주주서한에 나왔던 협상과 관련해서는 공시 사항이라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