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필리조선소 '미국 조선업 한계 직면' 평가, "한국 선박 수입이 낫다"

▲ 한화오션 필리조선소가 미국 트럼프 정부의 조선업 재건을 위한 '마스가(MASGA)' 정책에 핵심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경제성 및 인력 부족, 트럼프 정부의 다른 정책과 상충 등 요인이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필리조선소 전경. <한화그룹>

[비즈니스포스트] 한화오션 필리조선소의 선박 건조 속도가 한국 조선소와 비교해 지나치게 느리다는 외신 지적이 제기됐다. 이는 미국 조선업 재건 노력에 한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조선업 부활을 미국 트럼프 정부에서 핵심 정책으로 앞세우고 있지만 여러 현실적 측면을 고려하면 한국산 선박을 계속 수입하는 방안이 나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CBS뉴스는 23일 “이란 전쟁으로 미국의 안보와 직결되는 조선업 재건이 더욱 다급한 과제로 떠올랐다”며 “그러나 속도가 여전히 지나치게 느리다”고 보도했다.

한화오션이 한국 내 조선소에서 선박을 1주에 한 척씩 건조할 수 있는 반면 미국 필리조선소에서는 연간 한 척을 구축하는 데 그친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CBS뉴스는 미국이 자국 내 선박 건조 역량을 갖추지 못한다면 중국이 무역 분쟁 과정에서 이를 무기화해 미국에 해운 운송 경로를 차단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마이클 콜터 한화디펜스USA 대표이사는 이와 관련해 CBS뉴스에 “조선업은 미국 안보에 필수 요건”이라며 “자국 기술로 에너지를 수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이런 상황을 인식하고 임기 초부터 미국 조선업 재건을 핵심 정책으로 앞세웠다. 한화오션이 이 과정에서 핵심 협력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싱크탱크 카토인스티튜트는 미국에서 선박 건조 비용이 10억 달러(약 1조5천억 원) 수준으로 아시아 국가와 비교해 4배 수준에 이른다는 점을 지적했다.

콜터 대표이사는 이와 관련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확보한다면 선박을 구축하는 데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CBS뉴스는 한화오션이 필리조선소를 인수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지난 50년 가까이 사실상 외면받고 있던 미국 조선업을 단기간에 회복시키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필리조선소가 한때 미국의 국력과 기술력을 상징했지만 지금은 미국 제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데 그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에서 연간 20척의 선박 건조 능력을 갖춰낸다는 목표를 두고 기술자를 보내 미국 내 인재 육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로봇과 같은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미국의 숙련된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다만 트럼프 정부의 엄격한 이민 정책과 철강 관세 등 정책이 미국 조선업 재건 노력과 상충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카토인스티튜트는 “트럼프 정부의 외국인 노동자 제한 정책은 조선업 발전과 상반되는 행위”라며 “철강 관세도 선박 건조 비용을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해 현재 미국 정부의 모순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결국 카토인스티튜트는 미국이 계속 한국에서 건조된 선박을 수입해 활용하는 일이 더 나은 선택지라는 결론을 전했다.

다만 한국과 미국 정부는 상호관세 합의에서 한국 조선사의 대미 투자 확대를 핵심 조건으로 제시했다. 한화오션 필리조선소의 역할도 이 과정에서 더욱 중요해졌다.

카토인스티튜트는 “앞으로 여러 난관과 역풍이 예상되지만 지금은 미국의 조선업 발전에 매우 독특하고 찾아보기 어려운 기회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