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인식기 철거' HD현대중공업 노조간부 무죄 판결, 노조 "징계 철회해야"

▲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27일 울산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업장 내 안면인식기를 철거한 조합원들에 내린 사측의 징계 처분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 

[비즈니스포스트] HD현대중공업의 사업장 안면인식기 설치를 둘러싼 노사 분쟁에서 법원이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회사는 지난 2024년 4월 근로자 안전과 출입여부 확인을 위한 안면인식기를 설치했다.

노조 측은 사전협의 없이 진행됐으며 감시·통제 수단으로 쓰인다며 반발했고 사업장에 설치된 안면인식기 80여 대를 떼냈다. 

사측은 ‘특수손괴’로 정직 5주·3주 등 징계 처분을 내렸고 사내협력업체들도 이들을 형사 고발했다. 

27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에 따르면 울산지방법원 형사4단독부는 HD현대중공업 전 지부장 등 전직 노조간부 13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사업장 내에 안면인식기를 포함한 출입시스템과 폐쇄회로(CCTV) 기능이 있는 화재 감지기 설치에 반발해 설비 부품을 떼어내고 통신선을 절단하는 등 회사 재물을 손괴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행위는 근로자들의 기본권과 기본정보 제공 과정상 절차적 권리 등 여러 가지 권리 침해가 임박한 상황에서 이에 대항한 최소한의 대응 행위"라며 "형법 제20조에서 정한 정당 행위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이어 “해당 설비 설치를 위한 개인정보 동의 과정에서 근로자들의 자기결정권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았다”며 “동의 거부 시 휴가비와 귀향비 지급, 근로계약 이행 등에서 불이익이 예고돼, 근로자들이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개인정보 동의 여부를 결정하기가 사실상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런 설비들이 근로자 감시 설비에 해당할 수 있어 노사협의회 협의를 거쳐야 하고, 노조가 사전에 설치 반대 의사를 밝혔음에도 노사협의회에서 관련 내용이 논의되지 못한 점도 지적했다.

노조 측은 선고 직전 울산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공식 사과와 간부 25명의 징계 철회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