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국내 전기차시장에서 GM과 테슬라 등 수입전기차에 주도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
GM과 테슬라가 최근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를 잇달아 선보이면서 현대차 아이오닉의 경쟁력이 뒤처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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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첫 양산 전기차 아이오닉이 올해 국내 전기차시장에서 수입전기차의 거센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닉 전기차는 지난해 출시 돼 3749대가 팔리면서 국내 전기차 판매순위 1위를 차지했다.
현재 아이오닉 전기차의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191km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2018년까지 320km로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장거리를 뛰는 수입전기차가 올해 국내에서 잇달아 출시되면서 아이오닉 전기차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GM과 테슬라는 올해 국내에서 전기차 볼트와 모델S를 각각 출시한다. 두 수입전기차의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300km 이상으로 아이오닉 전기차를 크게 앞선다.
한국GM은 이르면 3월 국내에 볼트를 출시하고 5월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볼트는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출시돼 579대가 팔렸다. 올해 1월에는 1162대가 팔리면서 기존 전기차 판매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던 모델S를 제쳤다.
1월이 미국 전기차시장이 비수기인 데다 볼트가 미국 전체 50개 주 가운데 단 2곳에서 거둔 판매실적인 점을 감안하면 볼트 판매량이 점차 늘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도 전기차 모델S를 국내 출시하기 위해 인증절차를 밟고 있다. 올해 하반기 쯤 본격적으로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1억 원이 넘는 가격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급 전기차로서 국내 소비자들의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볼트와 테슬라는 국내에서 출시를 기다리는 소비자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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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슬라 '모델S'. |
지난해 국내 전기차판매는 5914대로 전년도보다 2배 정도 늘었다. 그러나 정부가 제시한 전기차 보급목표인 8천 대를 달성하는 데 실패했는데 그 이유가 볼트와 테슬라 출시를 기다리는 대기수요가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자동차업계 전문가들은 수입전기차가 한국에서 선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규옥 한국교통연구원 교통기술연구소 센터장은 파이낸션타임즈와 인터뷰에서 “GM과 테슬라의 장거리 전기차는 제한된 주행거리의 전기차밖에 없어 선택의 폭이 좁았던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것”이라며 “게다가 국내 소비자들은 질 좋은 수입차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외 완성차회사들이 국내에서 전기차를 경쟁적으로 출시하는 한편 정부도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2020년까지 전기차 보급목표를 25만 대로 잡고 충전시설을 기존 10배 수준인 3천 기로 늘리기로 했다.
정부는 올해 1만4천 대의 전기차에 각 1400만 원의 구매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의 보조금에다 각 지자치별로 300만~1200만 원의 추가 보조금을 지원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