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5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 CES2026에 참석해 메르세데스-벤츠와 자율주행 협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량 제조를 하지 않는 엔비디아는 자율주행 데이터 확보 등 측면에서 테슬라를 추격해야 하는데 현대차와 협력이 이를 풀어낼 열쇠가 될 수 있다.
7일(현지시각) 증권전문지 배런스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을 완성차 기업이 채택하면 테슬라의 로보택시 사업 확장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는 지난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 박람회 ‘CES2026’ 자율주행 플랫폼인 ‘알파마요’를 공개했다.
알파마요는 오픈소스 형태의 인공지능(AI) 모델로 고객사 및 협력사가 이를 기반으로 자체 자율주행 기술 완성도를 높이기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쿠페형 차량인 CLA에 알파마요를 전면 도입해 올해 1분기 미국에서 출시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전기차 스타트업인 루시드모터스와 우버도 알파마요를 도입해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기로 했다.
이렇듯 엔비디아가 자율주행에 전방위적 협력 가능성을 열면서 사업성에 앞서간다는 평가를 받는 테슬라를 위협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는 것이다.
배런스는 “투자자들이 테슬라의 로보택시 사업을 수천억 달러에서 수조 달러로 평가하는 만큼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테슬라가 엔비디아에 여전히 우위를 가져갈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테슬라는 엔비디아와 달리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부터 차량 제조까지 수직 계열화를 완성해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이미 전 세계에 판매한 수백만 대의 차량으로 자율주행 데이터를 확보해 엔비디아보다 기술 개선에 유리한 측면도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5일 자신의 X(옛 트위터) 공식 계정에 “알파마요는 테슬라 완전자율주행(FSD)를 위협할 수준은 아니다”며 “사람처럼 운전하려면 ‘수 년’이 걸릴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포브스도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알파마요가 테슬라에 치명적일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지만 이는 잘못된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 테슬라가 5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시내 한 도로에서 로보택시 전용 차량인 사이버캡을 시험 주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매출 대부분이 소수 빅테크가 주도하는 AI 인프라 투자에 의존하고 구글이나 아마존 등이 자체 AI 반도체를 개발해 엔비디아의 지위가 흔들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구글의 맞춤형 AI 반도체는 엔비디아의 시장 지배력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에 엔비디아는 물리(피지컬) AI 플랫폼을 새 성장동력으로 정했는데 휴머노이드 로봇과 더불어 성장 잠재력이 유망한 자율주행 사업에 계속 집중할 공산이 크다.
이는 엔비디아와 현대자동차의 협력 확대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일 수 있다.
엔비디아와 현대차는 지난해 10월3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AI 공장과 자율주행차 등 혁신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밝혔는데 이런 기조가 알파마요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도 지난해 12월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총괄해 오던 송창현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이 이탈해 대대적인 전략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엔비디아가 차량 양산 능력을 갖춘 현대차에 알파마요를 공급하고 자율주행 시장에서 테슬라를 추격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셈이다.
엔비디아가 오픈소스 전략으로 다수의 협력사를 동시에 끌어안는 전략을 앞세운 점도 이를 고려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현대차와 엔비디아는 자율주행차는 물론 휴머노이드와 AI 공장 등 다방면 협력을 추진해 신사업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강화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결국 생산량 세계 3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현대차와 같은 대형 협력사가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성공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가능성이 고개를 든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이 엔비디아와 협력으로 새로운 계기를 맞아 ‘윈-윈’ 모범사례를 구축할지 여부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정의선 회장이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IT 전시회 CES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비공개로 만나 자율주행 협업 기대감을 키웠다.
포브스는 “기존 자동차 제조사는 엔비디아의 기술을 활용해 경쟁력 있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구축할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