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여야가 모듈러 특별법을 공동 발의하면서 건설업 생산성 향상과 주택공급 확대를 뒷받침하는데 팔을 걷어붙였다.

모듈러는 탈현장(OSC, Off-Site Construction) 공법 핵심으로 빠른 공급과 현장 변수 최소화란 장점을 지녀 건설업의 ‘미래’로 평가된다. 정치적 관심뿐 아니라 정부도 정책 측면에서 속도를 내는 만큼 주요 건설사의 사업 기회도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 공급 확대에 '모듈러' 공법 부각, 건설사 정책 타고 사업 확장 빨라질까

▲ 여야가 모듈러 특별법을 공동 발의하면서 건설업 생산성 향상과 주택공급에 팔을 걷어붙였다. 사진은 한 공사현장. <연합뉴스>


6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 등 11인은 최근 모듈러 건축 활성화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공동발의했다. 

모듈러는 공장에서 건물의 기초단위를 미리 조립해 현장으로 옮겨 조립하는 방식으로 건설업의 대표적 ‘탈현장’ 공법으로 여겨진다.

안전 사고와 시공인력 구성에 따른 편차, 고령화에 따른 건설업 인력부족 등 현장 변수를 줄일 수 있어 건설업계의 도약을 위한 차세대 기술로도 평가된다.

발의된 모듈러 특별법은 개화기에 머무른 산업 전반의 기틀을 마련하고 건설업의 미래 동력을 높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법안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장관은 앞으로 모듈러 건축산업 활성화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시행하고 해마다 기본계획에 따른 시행계획도 수립·시행해야 한다.

한준호 의원 등 11인은 제안이유서에서 “국내 건설산업의 생산성 향상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산업 체계 혁신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지난 20년 동안 국내 제조업 노동생산성은 90% 가량 늘었지만 건설업 생산성은 오히려 30% 줄었다”고 짚었다.

이재명 정부도 출범 이후 모듈러 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건설업 발전을 넘어 신속한 주택공급을 위한 방안으로 여기고 있어서다.

첫 주택공급 방안인 9·7대책에서 짧은 공사기간으로 빠른 공급이 가능하면서 환경과 산재, 공사품질 등 전통적 공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모듈러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세부적으로는 2026년 상반기에 모듈러 매입임대주택 설계·시공 지침 및 매입가격 산정방안 등 제도 기반을 마련하고 하반기에는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공사비 부담 완화와 규제개선, 인센티브 강화 등 공법 보급 확대를 위한 ‘OSC·모듈러 특별법’ 제정도 시사했다.

정치권과 정부가 주목하고 있는 모듈러는 국내에 도입된지 20년이 넘었다.

건설사뿐 아니라 철강업계도 새 먹거리로 바라봤고 그 결과 포스코그룹의 포스코이앤씨가 업계 선구자 격의 행보를 보였다. 포스코이앤씨는 2003년에는 국내 최초 모듈러 적용 신기초등학교를, 2012년에는 최초 공동주택 ‘청담 뮤토’를 시공했다.

다만 국내 시장 개화는 더뎠고 포스코이앤씨도 결국 지난해 모듈러 설치·제작 사업을 해당 분야 1위 유창 E&C에 매각했다. 포스코이앤씨는 당시 매각 배경을 두고 정부 정책과 공공지원에도 민간 시장 성장이 기대만큼 빠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정책 방향과 집행 속도에 따라 주요 건설사 사이에 전략이 갈릴 수 있다. 포스코이앤씨 이외에도 여러 대형 건설사가 그동안 꾸준히 모듈러 산업에 공을 들여온 만큼 사업기회 확장도 기대된다.

GS건설은 2020년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따로 설립해 모듈러 시장에서 보폭을 넓혀 왔다. 자이가이스트가 매출에서는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해외 시장에서도 폴란드 등지에 자회사를 두고 모듈러 사업을 펼치고 있다. 
 
주택 공급 확대에 '모듈러' 공법 부각, 건설사 정책 타고 사업 확장 빨라질까

▲ 자이가이스트가 2024년 출시한 '자이가이스트 RM'(사진)은 일주일만에 현장시공을 완료할 수 있다. <자이가이스트>


이밖에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 주요 건설사 대부분이 모듈러 시장에 발을 걸쳐두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12월 서호주 주정부와 현지 주택공급 촉진을 위한 방안으로서 논의를 진행하는 등 해외에서도 국내 건설사를 향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국내 모듈러 건축시장의 절대적 성장세는 빠르다. 다만 공공 중심으로 이뤄져 있어 규모를 보면 초기 수준의 개화단계에 오래도록 머물러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지난해 11월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모듈러 건축시장은 2003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36.9%의 성장률을 보였다. 다만 규모는 2023년 8064억 원으로 역대 최대에 이르렀다가 2024년에는 5637억 원으로 다시 쪼그라들었다.

박희대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토부의 특별법 추진 움직임을 두고 “탈현장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적합한 발주방식과 업역규제 및 분리발주 적용여부 등을 충분히 반영해 OSC가 공공 중심의 성장 구조를 넘어 민간 시장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건설업 재탄생을 위한 기반 마련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번 입법을 주도한 국회에서는 정부와 시장 등과 다방면으로 소통을 이어가는 가운데 필요시 후속 입법도 추진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준호 의원실 관계자는 “국토부뿐 아니라 모듈러 관련 협회 등과 여러 차례 공청회 등을 통해 해당 법안을 마련했다”며 “이제 특별법을 제정하는 단계인 만큼 여러 의견 제시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그런 경우 추가로 검토해 필요하다면 후속 입법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