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페퍼시픽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장녀 서민정씨로 경영승계를 추진하고 있는데 승계의 자금줄이 될 비상장사들이 급성장하고 있다. 서민정씨는 최근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의결권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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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
12일 재계에 따르면 서민정씨가 지분을 보유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비상장 계열사들이 가파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 대폭 성장한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에스쁘아는 서씨가 각각 지분 18.18%, 19.52%, 19.52%를 보유하고 있다.
비상장사들의 성장세가 주목받는 이유는 이 회사들의 기업가치가 높아질수록 서씨가 아모레퍼시픽그룹을 승계할 수 있는 물적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 회장은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 53.9%를 보유해 지분가치가 5조 원에 이른다. 서씨가 이 지분을 물려받기 위해서는 상속세를 해결할 수 있도록 상당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물적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
그런 만큼 서씨가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사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에스쁘아의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상장을 통해 승계를 위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동앗줄을 만들 수 있다.
특히 이니스프리와 에뛰드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와 함께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선정한 5대 브랜드에 속한다. 앞으로 해외진출을 가속화하면서 그룹 차원에서 더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업가치가 크게 뛸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최근 외부기관에 사업부별로 컨설팅 자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서씨를 중심으로 한 경영체제 구축과 무관하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후계구도를 설계하는 것도 자문 내용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씨는 2006년 서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아모레퍼시픽그룹 우선주를 지난해 보통주로 전환해 지분 2.93%를 확보하면서 승계구도 준비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서씨는 2대주주에 오른 것과 동시에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서씨가 아버지인 서 회장의 행보를 고스란히 밟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서씨는 미국 코넬대학교와 대학원을 졸업한 뒤 2015년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컴퍼니에 입사해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디뎠다. 올해 1월부턴 아모레퍼시픽그룹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오산공장에서 생산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서 회장 역시 코넬대 경제학과를 거쳐 아모레퍼시픽의 전신인 태평양 용인공장에서 첫 근무를 하며 장항공장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