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이 1등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올해 글로벌 진출과 비은행부문 확대에 온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은 11월에 임기가 끝나는 만큼 국민은행 희망퇴직, 현대증권 인수 등 체질개선의 성과를 입증해야 한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마지막 해 체질개선 성과 거두나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0일 "KB금융은 인수합병(M&A)을 통한 비은행부문 확대가 본격적으로 기업가치 상승으로 연결되고 있다“며 ”2017년에 KB금융의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한금융과 순이익 격차가 상당히 좁아지면서 선두경쟁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KB금융은 5년 만에 순이익 2조 원대를 회복하며 금융지주 가운데 선두를 달리고 있는 신한금융과의 격차를 좁혔다. 연도별로 신한금융과 KB금융 사이의 순이익 격차를 살펴보면 2014년 7845억 원에서 2015년 6689억 원, 2016년 6311억 원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윤 회장은 신년사에서 “우리는 리딩금융그룹으로 재도약하기 위해 터를 닦고 기초를 다져왔다”며 “앞으로는 수치로 나타나는 성과뿐 아니라 경영시스템과 금융서비스, 조직문화 등 보이지 않는 모든 부문까지 최고 수준의 진정한 1등 금융그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신한금융도 지난해 순이익 증가폭이 큰 데다 지주 회장 및 주요 계열사 수장 교체를 안정적으로 이뤄낸 만큼 선두경쟁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연구원은 “KB금융은 중장기적으로 해외비중이 낮은 부분을 어떻게 보강할 것인지가 과제”라고 파악했다.

각 금융지주의 은행계열사인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해외이익 비중을 비교해보면 신한은행은 해외에서 순이익의 10%가량을 벌어들인 반면 KB국민은행의 해외이익 비중은 2%가량에 머물렀다.

윤 회장은 지난해 홍콩에서 은행업 인가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인도와 베트남에 있는 KB국민은행의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KB증권도 해외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홍콩 현지법인에 증가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와 라오스의 경우 KB금융 지주 차원에서 진출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윤 회장은 올해 순이익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을 완전자회사로 삼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김진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의 지분 100%를 확보할 경우 KB금융의 순이익은 10%가량 높아질 것”이라며 “KB금융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활용해 추가 증자없이 자회사 지분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KB금융이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을 완전자회사로 만들 경우 순이익 구조가 은행 비중 55%, 비은행 비중 45%로 개선돼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안정된 포트폴리오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배구조나 CEO 승계프로그램을 안정적으로 안착하는 일도 중요하다.

윤 회장의 임기는 11월에 끝나는데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새 정권의 입김이 강해질 가능성이 높은 시기다. 안정적인 지배구조 안착을 위한 윤 회장의 노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다른 금융지주들이 연초에 인사와 관련된 이슈들을 마무리한 것과 달리 KB금융은 올해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지주 회장과 행장의 거취가 주된 관심사가 될 것”이라며 "안정적 지배구조가 실적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