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신형 SM7을 출시하면서 현대자동차와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박동훈 르노삼성차 부사장은 신형 SM7에 포스코와 함께 개발한 마그네슘 판재를 적용해 차량 경량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신형 SM7이 현대차로 쏠리는 현상을 해소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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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부사장 |
박동훈 부사장은 4일 준대형세단 ‘뉴SM7노바’ 출시행사를 부산 해운대 더베이101에서 열었다.
신형 SM7은 2011년 8월 출시된 뉴SM7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QM3, QM5네오, SM3로 이어지는 패밀리룩 디자인이 적용됐다.
박 부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현대차를 겨냥해 도발성 발언을 많이 했다.
박 부사장은 신형 SM7의 경쟁차종으로 꼽히는 현대차 아슬란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며 “그랜저, 제네시스, 그리고 출시 예정인 아슬란은 한국시장보다 미국시장을 위한 차”라고 주장했다.
현대차는 수입차에게 빼앗기고 있는 내수점유율을 되찾아오기 위해 신차 아슬란을 출시한다고 밝혔는데 박 부사장의 발언은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를 겨냥한 박 부사장의 발언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르노그룹이 소형차를 주로 만들지만 SM7은 유일하게 3500㏄급 모델까지 개발돼 준대형차를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차량”이라며 “뉴SM7노바는 남들이 타는 차(현대차)만 타는 쏠림현상을 과감하게 떨칠 수 있는 자신감을 갖고 출시한 차량”이고 말했다.
◆ 르노삼성차의 마그네슘 판재 vs. 현대차의 초고장력강판
르노삼성차는 신형 SM7에 세계 최초로 마그네슘 판재를 적용하면서 현대차와 소재부문에서도 일전을 예고했다.
현대차는 계열사 현대제철이 자체 개발한 초고장력 강판을 신형 제네시스와 신형 쏘나타에 적용하면서 안전성과 경량화를 추구하고 있다.
현대차에 초고장력 강판이 있다면 르노삼성엔 마그네슘 판재가 있다. 신형 SM7의 VIP뒷자석 시트와 트렁크 경계부문에 양산차 최초로 마그네슘 판재가 적용됐다.
남우택 르노삼성 프로젝트매니저 팀장은 “SM7노바에 적용된 마그네슘 판재를 이번 한 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적용을 확대해 경량화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기술이 축적되면 외판적용까지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그네슘 판재는 르노삼성차가 포스코와 2012년부터 1년7개월에 거쳐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한 소재다.
기존 철강소재 대비 61% 가볍고 비강도(재료의 강도를 비중량으로 나눈 값)도 우수해 차세대 차량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탄소섬유 비교해 강성은 비슷한데 가격은 더 저렴하다는 이점도 있다.
특히 마그네슘판재 개발을 위해 르노삼성차과 협력한 포스코가 현대제철과 경쟁관계에 있다는 점도 주목을 받는다. 포스코가 최근 포스코특수강을 세아그룹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은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는 현대제철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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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부사장(왼쪽)과 프랑수아 프로보 사장이 4일 뉴 SM7 노바 출시 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
◆ 뉴SM7의 약점, 그랜저보다 낮은 연비
신형 SM7은 마그네슘판재 적용으로 경량화를 시도했음에도 낮은 연비는 약점으로 꼽힌다.
신형 SM7에 세계 10대 엔진으로 선정된 닛산의 VQ25(V6)엔진과 VQ35(V6)엔진 2종이 적용됐다. 복합연비는 VQ25엔진 10.2㎞/ℓ, VQ35엔진 9.4㎞/ℓ로 각각 비슷한 차급인 그랜저2.4(11.3㎞/ℓ)와 그랜저3.0(10.4㎞/ℓ) 보다 낮은 편이다.
박범상 르노삼성차 상품마케팅 팀장은 “경쟁사 모델 대비 연비가 낮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뉴SM7노바의 주 타깃층이 40대 후반~50대라는 점에서 이들 고객이 진정한 가치를 어디에 둘 것인가 생각해보면 정숙성, 주행성능, 내구성 등에 강점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VQ25엔진 모델은 최대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24.8kg.m의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VQ35엔진의 경우 최대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33.7kg.m이다. 가격은 VQ25는 3040만∼3490만 원, VQ35는 3520만∼3870만 원으로 기존 SM7 모델보다 48만∼101만 원 가량 올랐다.
신형 SM7는 국내 최초로 스마트폰과 차량모니터를 실시간으로 연동하는 화이파이 방식의 비러링 기술을 적용했다.
그동안 다른 완성차기업이 스마트폰의 일부 기능만 연동하거나 블루투스 방식을 적용한 것과 차별된다. 르노삼성차는 향후 이 기술을 다른 모델에도 적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르노삼성차는 신형 SM7 판매 목표대수를 월 800대로 잡았다.
르노삼성차는 QM3와 SM5 디젤모델로 올 상반기 상승세를 보였는데 신형 SM7 출시로 연간 내수판매량 8만 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8만 대 판매목표를 달성한 뒤 2016년 15만 대까지 판매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