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샤오펑 샤오펑 공동 창립자 겸 회장이 5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 본사에서 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휴머노이드 '아이언'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SDI와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 배터리 3사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전기차용 배터리 부진을 만회할 카드가 될지 관심이 모인다.
6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샤오펑은 내년 출시를 목표하는 휴머노이드에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할 예정이라고 전날 발표했다.
샤오펑은 로봇 무게를 줄이고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업체로부터 전고체 배터리를 공급받아 휴머노이드 등에 사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 제조사 이브에너지 또한 9월2일 개장한 청두 공장에서 전고체 배터리를 생산해 전기 헬기를 비롯한 무인 항공기에 공급할 예정이다.
블룸버그 9월18일자 기사에 따르면 일본 파나소닉도 2027년에 산업 로봇용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 출시를 노리고 있다.
전기차와 배터리 업체 다수가 전기차를 넘어 차세대 산업인 로봇과 전기 헬기에 전고체 배터리 도입을 시도하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제조사들이 안전성과 효율성을 눞일 전고체 배터리 기술 사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액상 전해질을 고체 물질로 바꿔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을 높인 제품으로 배터리 업계에서는 일명 ‘게임 체인저’로 각광을 받는다.
전기 헬기와 휴머노이드는 제품 특성상 경량화와 높은 에너지 밀도 등이 필수라 에너지 용량을 2만와트시(Wh) 이상으로 높일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가 필수라는 분석이 많다.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전기 헬기(eVTOL)는 일반적으로 100㎞를 비행할 때 65킬로와트시의 전력을 소모한다.
같은 거리를 주행하는 전기차보다 최대 5배 많은 전력을 써서 전고체 배터리 필요성이 크다고 차이나데일리는 설명했다.
▲ 9월9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배터리 박람회 RE+에서 방문객들이 삼성SDI 부스를 구경하고 있다. < 삼성SDI >
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22년 2750만달러(약 400억 원)에서 2030년 400억달러(약 58조2800억 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한국 배터리 3사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SDI는 10월31일 BMW, 솔리드파워와 협업 발표에서 로봇 등 신규 시장의 잠재 고객과 전고체 배터리 협의를 이어가며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수원 연구소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시험생산) 라인을 2022년 착공하고 2027년 상용화 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SK온은 2029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9월15일 대전 미래기술원에 파일럿(시험생산) 공장을 준공하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또한 충북 오창에 올해 2월부터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2030년부터 양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배터리 3사도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힘을 쏟으며 전기차나 에너지저장장치(ESS) 이외의 공급처를 확보하려는 셈이다.
한국 배터리 3사는 최근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에 하락세를 나타내 전기 헬기나 휴머노이드용 전고체 배터리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기도 하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1.7%p)과 SK온(-0.4%p), 삼성SDI(-1.2%p)는 올해 1~9월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다.
요컨대 한국 배터리 3사가 잠재력이 큰 휴머노이드나 전기 헬기용 전고체 배터리를 선점해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부진을 만회할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투자은행 HSBC는 10월 보고서를 통해 “전고체 배터리가 액상 배터리보다 크게 우위를 보이지 못할 수 있고 높은 비용도 걸림돌”이라며 상용화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