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범석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왼쪽)과 이동준 한미약품 ONCO임상팀 선임연구원(오른쪽)이 독일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에 참석해 임상 1상 연구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17일부터 21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Congress 2025)에 참가해 HM97662에 관한 임상 1상 연구 결과를 포스터에 담아 발표했다고 22일 밝혔다.
HM97662는 EZH1과 EZH2 단백질을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 저해 기전’을 통해 기존 EZH2 선택적 저해제 대비 항암 효능과 내성 극복 가능성을 갖춘 치료제로 알려졌다.
‘유전자 조절 스위치’로 불리는 EZH1과 EZH2 단백질은 암 세포 성장과 분화를 조절하는 주요 인자로 이 두 단백질을 동시에 제어함으로써 ‘폴리콤 억제 복합체 2( PRC2)’의 기능을 보다 효과적으로 차단해 암세포 성장 억제 효과를 강화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EZH2만 선택적으로 저해할 경우 EZH1이 상보적으로 활성화돼 약물 내성에 관여할 가능성이 제시된 바 있다.
이번 학회에서 한미약품은 HM97662의 임상 1상 시험에서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 내약성 및 약동학 특성을 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일부 환자에서 초기 항종양 활성이 관찰됐다.
임상 1상 시험에는 총 28명의 환자가 참여했으며, 50~350㎎ 범위의 7개 용량군으로 하루 1회씩 투여를 받았다.
HM97662는 치료 중단 또는 사망을 초래하는 중대한 독성 없이 관리 가능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나타냈다.
일부 환자에서는 ‘부분관해(PR)’와 ‘장기 안정병변(SD)’이 관찰됐다.
항암 활성이 확인된 사례로는 SMARCA4 결손 자궁육종 환자(300㎎ 투여)에서 RECIST v1.1 기준 부분관해(-39%)가 보고됐다. 난소암 환자(200㎎ 투여)에서는 15개월 이상 유지되는 안정병변과 최대 26%의 종양 감소가 관찰됐다.
HM97662는 현재 한국과 호주에서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단일 제제 투여를 통한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하는 글로벌 임상 1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각 암종의 생물학적 특성과 분자 변이 프로파일을 반영한 맞춤형 병용 전략 설계도 병행하며 임상적 근거를 점진적으로 확립해 나갈 계획이다.
김범석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이자 HM97662의 임상 1상 책임 연구자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에서 긍정적인 항종양 효과가 관찰된 데다, 일부 환자에서는 부분관해가 나타나고 장기간 안정병변을 유지하며 항암 치료를 지속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며 “앞으로의 후속 임상 연구를 통해 다양한 암종에서 효과적 치료 옵션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