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상장사 분기 실적발표 폐지' 추진에 투자자 환영, "기후리스크 대응 강화에 도움"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상장기업 분기별 실적 보고 폐지에 투자자들이 환영하는 뜻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기업이 기후대응과 같은 중장기 전략 및 지속가능성에 더 집중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장사의 분기 실적보고 의무 폐지를 추진한다. 이는 기후 문제를 중요하게 여기는 투자자들에게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하는 빈도를 줄이면 단기 전략보다 기후 리스크 관리를 비롯한 중장기 전략과 지속가능성에 더 집중하게 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17일 “미국 상장기업의 분기 실적 보고제 폐지를 지지하는 투자자들은 이사회가 기후변화와 같은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SNS)에 미국 상장사의 실적 발표 의무를 기존 3개월 주기에서 6개월 주기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비용을 절약하고 경영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가 제시됐다.

로이터는 “현재 분기별 실적 보고를 의무화한 주요 국가는 미국과 중국에 그친다”며 “유럽과 영국, 호주와 뉴질랜드, 홍콩은 모두 반기 실적 보고를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을 비롯한 장기 과제와 지속가능성을 중요하게 여기던 글로벌 투자자들에도 환영을 받고 있다.

로이터는 이들이 일반적으로 트럼프 정부에 반감을 표출해 왔던 만큼 다소 의외라는 평가를 전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영대의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 데이비드 피트-왓슨은 로이터에 “책임 있는 투자자들은 분기 실적 발표를 선호하지 않았다”며 “이는 주식 보유가 아닌 매매에 더 집중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투자기관 애버딘의 지속가능 디렉터 닉 던컨도 “우리는 기업들이 장기 관점에서 지속가능성 관련 리스크를 완화하기 원한다”며 “분기 실적 발표제 폐지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투자협회의 앤드루 니니언은 실제로 영국에서 약 10년 전부터 분기 보고 제도를 폐지한 뒤 기업들이 장기 및 지속가능성 중심 전략에 더 집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서 분기별 실적 발표제를 반기 보고제로 전환한다면 상장사들이 기후대응과 같은 중장기 리스크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및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등 유력 인사들도 이전부터 분기 보고 의무를 폐지해 기업들이 단기적 목표에 집중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