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보수적 생산투자로 중소형 올레드시장에 진출할 충분한 기회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규모 생산투자에 나선 중화권 패널업체들이 중국 스마트폰시장을 장악할 조짐을 보여 LG디스플레이가 애플을 고객사로 확보하는 일이 더욱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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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16일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중소형 올레드패널에 추가적인 증설이 필요하지 않은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물량확대보다 수익성 강화가 중심전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2018년까지 예정됐던 올레드 생산투자를 지난해로 모두 앞당겨 애플과 삼성전자 등 주요 고객사에 공급할 수 있는 충분한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조기에 생산시설을 확보하고 향후 수율안정화와 고객사 확보에 주력해 중소형 올레드패널에서 점유율 싸움을 벌이기보다 안정적인 수익확보를 우선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중화권 패널업체들은 중국의 중저가 스마트폰에 올레드패널 공급을 목표로 중국 정부보조금에 힘입은 공격적인 생산투자를 이어가며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늘릴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의 올레드패널 탑재비중은 올해 23%에서 2년 뒤 42%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올레드와 LCD패널의 가격차이가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 공산이 있기 때문이다.
장 연구원은 “중국업체들이 중소형 올레드에서 70%의 수율만 확보해도 2년 뒤부터 손익분기점을 넘어 올레드패널을 본격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며 “올레드 특성상 LCD보다 원가비중이 낮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정부가 현지 스마트폰업체들의 부품 자급자족을 목표로 지원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중화권 패널업체들이 올레드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는 이유로 꼽힌다.
삼성증권은 중저가 스마트폰의 탑재확대에 힘입어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의 중소형 올레드패널 점유율이 2019년에 45%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이 경우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 시장진입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으로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고 올해 애플의 아이폰 올레드패널 단독공급도 수주한 만큼 향후 생산물량을 모두 소화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대규모 투자를 벌인 중소형 올레드패널 생산공장에서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해도 주요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해 불안정한 입장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계열사인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 전망이 불투명한데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가격경쟁력을 앞세울 것으로 예상되는 현지업체의 올레드패널을 조달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애플의 디스플레이 주요공급사로 진입할 수 있는지가 향후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사업 성패를 가를 수 있는 중요한 관건으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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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BOE가 공개한 중소형 플렉서블 올레드패널. |
LG디스플레이는 현재 매출의 30% 정도를 애플로부터 올리고 있다. 애플이 LCD 대신 올레드패널을 채용할 경우 현재와 같은 공급비중을 유지해야 실적타격을 방어할 수 있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부터 아이폰 패널공급사로 새로 진입하며 대만 홍하이그룹도 애플과 올레드패널 공급협상을 가시화하고 있어 LG디스플레이가 더욱 안심할 수 없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증권의 예상대로 중소형 올레드패널 생산투자에 더 나서지 않을 경우 LG디스플레이가 일정부분 점유율을 확보하며 시장진출에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애플을 주요고객사로 확보하지 못하면 LG디스플레이는 결국 중국 패널업체들과 함께 가격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어 수익성 확보가 불투명하다.
애플의 올레드패널 공급업체 진입의 최대 관건은 삼성디스플레이와 맞설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는 일과 아이폰에 안정적으로 탑재할 수 있는 충분한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것으로 꼽힌다.
따라서 LG디스플레이가 신사업으로 점찍은 중소형 올레드패널에서 실제 수익을 내려면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생산능력을 더욱 끌어올리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장 연구원은 “애플이 수요를 주도하는 고가 올레드패널 시장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업체는 한정적일 것”이라며 “작은 기술격차도 충분히 승부를 가를 수 있는 만큼 LG디스플레이가 더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