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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오른쪽 첫번째)과 권영식 넷마블게임즈 대표(오른쪽 세번째)가 2016년 11월17일 부산 벡스코의 '지스타2016' 행사장을 방문해 넷마블게임즈 전시관을 살펴보고 있다. |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이 상장시기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 흥행작을 만드는 데 성공했고 대규모 인수합병을 이끌어내면서 기업가치를 높이 평가받을 수 있는 적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두산밥캣 등 최근 상장한 이른바 ‘대어급’들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넷마블게임즈는 12월 중순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6월 중순까지 상장하면 되는데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 관계자는 “1분기든 2분기든 상장시기를 놓고 명확하게 결정된 것이 없다”며 “여러 변수들을 감안해 적절한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 상장을 추진하는 회사가 상장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상장까지 한달 이상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넷마블게임즈의 상장은 적어도 2월 중순이 넘어가야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권영식 대표는 지난해 말이나 올해 초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2월 밝혔는데 이보다 다소 늦춰진 셈이다.
방 의장이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시점을 신중하게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방 의장은 상장계획을 밝힌 뒤 지속적으로 국내외에서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한편 새로운 흥행작을 만들어내는 데 힘썼다. 이런 움직임에서 최근 눈에 띄는 성과가 나오고 있어 상장에 적기라는 말도 나온다.
양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5일 “넷마블게임즈는 모바일게임 ‘리니지2레볼루션’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는데 그 뒤 매출이 더욱 오를 수 있다”며 넷마블게임즈의 시가총액 추정치를 기존 4조 원에서 6조 원으로 높여 잡았다.
예상치가 맞아 떨어지면 넷마블게임즈는 국내 증시에 상장한 게임회사 가운데 단숨에 시가총액 1위에 오르게 된다. 현재 선두인 엔씨소프트는 시가총액이 5조7천억 원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리니지2레볼루션은 지난해 12월14일 출시된 뒤 모바일게임시장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출시 첫날 매출이 70억 원을 넘어섰고 12월말까지 보름여 동안 400~500억 원의 매출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방 의장은 미국 게임회사인 카밤의 핵심개발사 등 일부 조직을 약 1조 원에 인수하기로 12월 말 합의했다. 해당 개발사가 미국 모바일게임시장에서 매출 10위권의 게임을 보유하고 있어 방 의장의 목표인 글로벌사업 확대에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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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밤의 개발자회사인 밴쿠버스튜디오의 '마블올스타배틀' |
박근혜 게이트와 미국 대선 및 금리인상 등 여파 때문에 최근 공모주시장이 차가워진 것은 방 의장에게 걱정거리가 될 수 있다. 국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다는 진단이 금융권에서 나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두산밥캣은 지난해 상장한 기업 가운데 ‘최대어’로 꼽혔는데 각각 지난해 4분기 상장한 뒤 주가가 지지부진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난해 11월10일 상장한 뒤 잠시 급등해 같은 달 14일 17만5500원을 나타냈지만 최근 15만 원대로 내려앉았다. 두산밥캣도 지난해 11월14일 상장한 뒤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며 현재 상장 당시와 거의 같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넷마블게임즈 관계자는 “상장시기를 검토하면서 넷마블게임즈의 사업적인 부분뿐 아니라 국내외의 주요 이슈와 증권시장 움직임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방 의장과 넷마블게임즈 입장에서 상장은 글로벌 공략의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최대한 높은 가치를 평가받기 위해 크고 작은 변수들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
방 의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넷마블게임즈는 경쟁력 있는 해외개발사를 인수합병하면서 체력과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올해 글로벌에서 강자들과 경쟁하면서 더 큰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게임즈 관계자는 “지난해나 올해나 넷마블게임즈의 목표는 동일하게 ‘글로벌 도약‘”이라며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글로벌 회사의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