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서 동양생명 사장이 육류담보대출 사기와 관련된 부실채권을 빠르게 정리하고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조치를 강구한다.
구 사장은 4일 서울 청진동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육류담보대출과 관련해 고객과 투자자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대출채권을 최대한 빨리 회수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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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
동양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육류담보대출잔액 3803억 원 가운데 2837억 원이 이번 사기와 연관돼 연체되고 있다. 동양생명의 지난해 1~3분기 순이익 2240억 원보다 많은 수준이다. 육류담보대출은 유통업자가 보관하는 냉동수입육류를 담보로 잡고 돈을 빌려주는 방식을 말한다.
구 사장은 “손실을 어느 정도 볼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근 회사의 체력으로 봤을 때 재무건전성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재발방지대책을 철저하게 수립하고 고객과 주주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동양생명은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육류담보물을 확인하는 등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최종적인 손실규모가 확인되면 주주 등에게 곧바로 알리기로 했다.
구 사장은 “동양생명이 승인한 육류담보대출 가운데 후순위대출은 없으며 동양생명이 돈을 갚는 첫번째 순위인 경우에만 돈을 빌려줬다”며 “육류담보대출과 관련된 대출신청, 자금집행, 사후관리 등 모든 과정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동양생명이 이번에 육류담보대출 사기로 손실을 봐도 보험계약자들은 피해를 입지 않는다고 구 사장은 강조했다.
구 사장은 “동양생명은 분기마다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고 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그룹도 최근 대규모의 자본을 지원했다”며 “지금의 회사 체력을 감안하면 이번 육류담보대출 사기에 관련된 손실금액은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양생명은 자기자본 2조 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보험사가 실제로 지급할 수 있는 보험금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비율도 253%로 적정수준으로 알려진 200%를 웃돈다.
안방보험그룹도 사법절차 등을 통해 동양생명의 자산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지원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