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반도체 기판 게임체인저 되나, 문혁수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력투구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가 반도체기판 사업에서 혁신기술을 내놓으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

[비즈니스포스트] LG이노텍이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30일 LG이노텍에 따르면 문혁수 대표이사는 반도체 기판 사업에서 혁신기술을 내놓음으로써 광학사업 의존도를 줄이는데 힘쓰고 있다.

LG이노텍은 최근 모바일에 들어가는 반도체 기판을 얇게 만들고 반도체 패키지의 발열을 잡을 수 있도록 돕는 이른바 ‘구리기둥(코퍼 포스트)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양산제품에 적용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반도체 기판과 메인보다를 연결할 때 구리기둥을 활용하는 것이 핵심으로 꼽힌다. 

기존보다 더 많은 회로를 반도체 기판에 배치할 수 있고 반도체 패키지의 열 방출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모바일 제품의 성능을 고도화하면서도 전체적 크기는 작고 얇게 만드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LG이노텍의 새 기술은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이 기술은 단순한 부품 공급 목적이 아니라 고객의 성공을 지원하기 위한 깊은 고민에서 나온 것이다”며 “혁신제품으로 반도체 기판 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꾸면서 차별적 고객가치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표는 이 구리기둥 기술을 활용해 2030년까지 반도체용 부품사업을 연 매출 3조 원 이상의 규모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문 대표가 반도체기판의 혁신기술 육성에 이처럼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는 그동안 LG이노텍의 실적 비중이 광학솔루션 사업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 사업 매출은 17조8천억 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약 84%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이 비중은 최근 5년 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광학솔루션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71%에서 2021년 77.1%, 2022년 81.5%, 2023년 83.9%, 2024년 84%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뿐만 아니라 영업이익에서도 광학솔루션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절대적이다. 같은 기간 광학솔루션 사업의 영업이익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65.7%에서 2024년 84.5%로 치솟았다.

광학솔루션 사업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것은 LG이노텍의 주요 고객인 애플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LG이노텍 광학솔루션 사업 매출의 80~90%가 애플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안정적 수익성 마련을 위해서는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절실했던 것이다. 

더구나 최근 애플의 아이폰 판매 부진과 공급망 경쟁 격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하반기 고객사가 신제품을 출시해 수익성이 회복될 수 있지만 반도체 기판과 자동차 전장 부문 등 비광학 부문이 앞으로 얼마나 실적에 기여 하냐 여부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고 말햇다. 

문혁수 대표는 올해 3월 주주총회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반도체와 자율주행 쪽 고객사들과 여러 개발 과제를 동시에 진행 중이고 그 가운데 일부를 올해부터 양산할 것이다”며 “본격적 양산확대는 내년 또는 내후년부터 점진적으로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1970년  태어나 카이스트에서 화학공학으로 학부뿐만 아니라 대학원 석박사과정까지 모두 마쳤다. 

1998년 LG전선(현재 LS엠트론)에 입사한 뒤 2009년에는 LG이노텍으로 자리를 옮겼다. LG이노텍에서 광학솔루션사업부장을 거쳐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맡았으며, 2023년 11월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