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HD현대삼호가 항만크레인 사업에서 수주가 빠르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항만크레인 '탈중국 기조'와 동남아시아로의 글로벌 공급망 이전 등에 따라 중국이 독점한 항만크레인 산업구도에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HD현대삼호 항만크레인 사업 날개다나, 김재을 미국의 '탈중국' 움직임에 수주 적극

▲ 김재을 HD현대삼호 대표이사가 북미 항만크레인 사업 수주 확대에 나선다. < HD현대삼호 >


김재을 HD현대삼호 대표이사는 중국산 크레인 교체를 계획하고 있는 북미 시장에서 항만크레인 수주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HD현대삼호 안팎과 조선·해운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항만크레인 시장에서 중국 독점에 대한 반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4월 중국에서 생산되거나 중국 부품을 사용해 제작한 선박-해안(STS) 크레인과 화물 처리장비에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하고, 화물 취급장비인 섀시와 그 부품에 20~100%의 관세 부과 계획을 밝혔다.

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는 중국산 크레인 배제에 따라 향후 5년간 항만 인프라에 2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그동안 중국 ZPMC가 글로벌 항만크레인 시장을 독점해왔는데, 미국 항만에 설치된 중국산 크레인 245기를 교체하는 수요 등 탈중국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중국 국영기업 ZMPC는 세계 항만 크레인 시장을 점유율 73%로 독점하고 있다. 이밖에 독일 립헬(리페르) 7%, 일본 미츠이 6%, 중국 산이중공업 5%, HD현대삼호 4% 등이 나머지 시장을 나눠먹고 있다.

HD현대삼호는 컨테이너 크레인, 조선소 크레인, 벌크 화물 이송용 크레인 등을 설계·제작·시공·시운전 등을 수행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업체다. 국내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베트남·인도 등 해외에 납품 경력을 가지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HD현대삼호의 크레인 제조 역량을 소개하며, 공급망 확대를 위한 미국과의 협력 강화를 제안하기도 했다. 

HD현대삼호의 산업설비(크레인 사업) 부문은 2024년 매출 1721억 원으로 전체 연간 매출 7조4317억 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에 그치지만, 앞으로 가파른 성장이 기대된다.

올해 산업설비 부문 수주목표는 7100만 달러를 예상했으나 1~5월에만 1억4900만 달러를 수주, 2024년 연간 수주액 1억4200만 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5월 말 수주잔고(인도기준)는 7억8100만 달러다.

회사는 항만 크레인 제작능력 확대를 위해 현재 크레인 설비 증설을 검토 중이다. 또 과거 현대중공업그룹 소속이었던 ‘현대힘스’와 지난 2월 협무협약을 체결한 뒤 일부 항만크레인 물량의 제작을 맡겼다.
 
HD현대삼호 항만크레인 사업 날개다나, 김재을 미국의 '탈중국' 움직임에 수주 적극

▲ 부산신항에 설치된 HD현대삼호의 '더블 트롤리 컨테이너 크레인' < HD현대삼호 >

한편 국내에서도 HD현대삼호의 항만크레인 사업 수주가 한동안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천항만공사는 ‘완전 자동화 부두’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인천신항 1-2단계 부두에 들어갈 컨테이너 크레인(DTQC) 8기를 연내 입찰할 예정이며, 진해신항 1단계에서는 크레인 198등의 항만 장비에만 사업비 1조3천억 원을 투입한다.

상상인증권은 HD현대삼호가 2025년 매출 7조8430억 원, 영업이익 1조292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2024년보다 매출은 12.0%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78.5% 각각 증가하는 것이다. 회사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는 것은 2011년 이후 14년 만이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