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용산정비창서 도시정비 경쟁력 입증, 정경구 성수1지구로 퀀텀점프 노린다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이 도시정비사업으로 퀀텀점프를 노린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HDC현대산업개발이 서울 용산구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시공권을 확보하며 대형건설사와 혈투를 벌인 수주전에서 디벨로퍼 역량을 앞세워 경쟁력을 입증했다.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은 이번 승리를 발판으로 2조 원 규모로 예상되는 성수1지구 재개발사업에 도전해 연간 도시정비 수주 신기록을 대폭 경신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23일 HDC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도시정비사업에서 디벨로퍼(개발사업자)로서 역할을 부각한 것이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 승리의 원동력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전날 열린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250표를 얻으며 143표에 그친 포스코이앤씨를 제치고 시공권을 확보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정 사장과 포스코이앤씨의 정희민 대표이사 사장이 수차례 현장을 방문하면서 치열한 수주전을 펼친 가운데 도시정비업계에서는 디벨로퍼 역량을 부각한 HDC현대산업개발이 애초 예상보다 큰 표차로 승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사장은 HDC현대산업개발 본사가 위치한 용산구에서 진행하고 있는 용산철도병원부지 복합개발사업, 용산역 전면 지하공간 개발 등을 연계해 용산정비창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왔다.

정 사장은 지난 4월24일 현장을 방문해 “용산은 HDC현대산업개발에게 단순한 사업지가 아닌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와 경험이 축적된 터전”이라며 “용산역 일대를 HDC타운으로 조성해 시너지 효과를 통해 조합원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혜택과 안정적 사업 추진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HDC현산 용산정비창서 도시정비 경쟁력 입증, 정경구 성수1지구로 퀀텀점프 노린다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가운데)이 4월24일 서울 용산구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사업 현장을 방문한 모습. < HDC현대산업개발 >

구체적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은 용산역 지하공간과 연계 등 단순한 재개발 단지가 아닌 복합개발단지로의 발전을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에서 실현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또 호텔, 상업시설 등 단지 내 주요 공간을 직접 운영하면서 완공 이후에도 도시공간을 책임지는 디벨로퍼 역량을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에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HDC현대산업개발은 기획 단계부터 장기 운용 및 자산가치 제고를 고려해 일반분양 목적 중심의 상품과 확연히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다”며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은 디벨로퍼 역량이 집결된 프로젝트로 복합개발이라는 도시재생사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올해 HDC현대산업개발로 복귀한 뒤 첫 대형 도시정비 수주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특히 예정 공사비 9244억 원 규모인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사업은 HDC현대산업개발 역대 도시정비 단독 수주 가운데 단일 사업 기준으로 가장 큰 사업지로 파악된다.

정 사장은 중장기적으로 성수-잠실-용산-여의도를 잇는 서울 도심축 중심의 랜드마크 라인을 HDC현대산업개발이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현재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에 참여하고 있고 용산에서 승전보를 알린 가운데 정 사장의 다음 목표는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지구에 깃발을 꽂는 것이다.

정 사장은 성수전략정비구역 지구 4곳 가운데 성수1지구를 정조준하고 있다.

성수1지구 재개발사업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72-10번지 일대 19만4398㎡ 부지에 3014세대를 짓는 프로젝트다. 예정 공사비는 2조 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성수1지구 재개발사업의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가 8월 말쯤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조합원 사이에서 대형 건설사의 3자 구도로 시공권 경쟁이 펼쳐지리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성수1지구 재개발 조합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에 참여 의향을 물은 결과 HDC현대산업개발과 현대건설, GS건설이 참여하겠다고 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가 성수1지구에 전력투구를 예고한 상황에서 HDC현대산업개발도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완승의 기세를 이어오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HDC현산 용산정비창서 도시정비 경쟁력 입증, 정경구 성수1지구로 퀀텀점프 노린다

▲ HDC현대산업개발이 제안한 서울 용산구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사업 투시도. < HDC현대산업개발 >

현대건설은 비슷한 시기 수주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됐던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사업에서 삼성물산의 이탈로 무혈입성 가능성을 높였다. 성수1지구에 더욱 세밀한 영업력 집중이 가능해진 셈이다.

그간 도시정비사업에서 이렇다할 경쟁입찰 없이 일감을 쌓던 GS건설도 일찍이 압구정2구역보다 성수1지구에 초점을 맞추고 세계적 건축설계사, 초고층 종합설계 엔지니어링기업 등과 협력관계를 맺고 수주 경쟁에 뛰어들었다.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내세운 현대건설과 단일 브랜드 최상위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는 GS건설과 대결에서 정 사장은 HDC현대산업개발이 거둔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의 성과를 자신감의 근거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2년 2월 롯데건설과 수주전 이후 3년여 넘게 대형사와 수주전을 치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용산정비창에서 오랜만에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인 포스코이앤씨, 특히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꺾고 시공사로 선정된 것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의 승리 방정식인 디벨로퍼로서 강점을 성수1지구에도 적용해 조합의 수입 극대화에 초점을 맞춰 조합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성수1지구 재개발사업은 정 사장이 HDC현대산업개발의 연간 도시정비사업 수주 역대 최고 기록을 확고히 할 사업지이기도 하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당분간 넘을 수 없는 도시정비사업 부문 연간 최대 수주액 기록’을 세우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가운데 이미 역대 최대치의 수주고를 예약해 뒀다. 2조 원 안팎의 성수1지구 재개발사업 수주는 연간 신규수주 기록에 방점을 찍는 셈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3월 강원 원주 단계주공 재건축사업(4369억 원)과 부산 광안4구역 재개발사업(4196억 원), 5월 부산 연산10구역 재개발사업(4453억 원),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사업(9244억 원)까지 도시정비 신규수주 2조2262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어 오는 28일 시공사 선정 총회가 예정된 서울 미아9-2구역 재건축사업(6358억 원)의 수주를 앞두고 있다.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맺고 미아9-2구역 재건축사업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HDC현대산업개발은 3천억 원 안팎의 수주를 추가해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2조5천억 원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HDC현대산업개발 도시정비 신규수주는 최근 5년 사이 최대 기록인 2021년의 1조5019억 원, 역대 최대 규모인 2015년 2조4421억 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도시의 문맥을 고려한 기획을 바탕으로 주거·상업·문화 콘텐츠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방식을 성수1지구에 도입할 것”이라며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패러다임의 주거명작을 짓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