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21년 11월8일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이란 해군 함정이 미사일을 발사하며 군사 훈련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과거 중동 분쟁 사례를 볼 때 공급 차질이 지속되지 않았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22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능력은 있지만 유가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논평을 내놨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와 가스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다.
가장 좁은 폭이 55㎞ 정도라 이란이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거나 선박을 공격할 수 있다.
실제 이란 의회는 22일 미국의 핵시설 폭격에 대응해 해협 봉쇄를 의결했다. 국가안보회의 최종 결정이 남은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나리오가 실제 벌어져도 유가에 미치는 충격이 오래 가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것이다.
미 해군이 과거 해협을 둘러싼 분쟁이 벌어지자 신속하게 대응해 유조선 운항을 보호했던 사례가 재현될 수도 있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양국이 상대방 선박을 공격하면서 해협 통행이 위험해지자 미국이 해군을 파견해 쿠웨이트 유조선을 호위했다.
과거 중동 지역에 전쟁이 벌어져 유가가 일시적으로 급등했지만 곧 정상화했다는 전례도 있다.
1991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때 브렌트유는 배럴당 40달러로 두 배 뛰었다. 하지만 미국 주도 연합군이 개입해 1992년 1월엔 침공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2003년 2차 걸프전에서도 전쟁 직전 46% 급등했던 유가는 미군 공격 개시 직후 빠르게 하락했다.
로이터는 “이란의 해협 봉쇄 시도가 있어도 미군이 즉각 대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 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산유국 연대체인 ‘OPEC 플러스’가 육상 송유관으로 원유를 우회해 운송할 수 있다는 점도 유가 급등 전망을 약화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산유국인 이란이 호르무즈를 봉쇄하면 자국 석유 수출에 타격을 받는다는 점 또한 봉쇄 대신 미국과 협상에 나설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지목했다.
로이터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도 과거 사례를 볼 때 원유 공급 충격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