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미포 저가 'MR탱커'에서 고가 'LNG·LPG선'으로 체질개선, 김형관 올해 영업이익 280% 증가 바라봐

▲ HD현대미포가 저부가가치 선박의 대명사였던 MR탱커(석유화학제품운반선)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선 중심으로 체질을 탈바꿈하며 수익성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HD현대미포가 저부가가치 선박의 대명사였던 MR탱커(석유화학제품운반선)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선 중심으로 체질을 탈바꿈하며 수익성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형관 HD현대미포 대표이사 사장은 사업 체질을 바꿔 올해 회사 영업이익을 280% 이상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미포는 2020년 전체 수주의 50% 이상을 차지하던 MR탱커선 건조 비중을 줄이고, 2025~2027년 인도 예정 물량 기준으로 LNG 벙커링선 등 가스선 비중을 HD현대미포 울산조선소 전체 생산능력의 40%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형관 사장은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선 산업이 저부가 선박에서 고부가 친환경 선박으로 구조 전환되는 흐름에서 기술 경쟁력과 생산 체계 모두를 재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점차 체질 개선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체질 개선은 향후 수익성 회복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MR탱커 매출이 대부분 소진되는 2027년 이후에는 영업이익률이 11~14% 수준까지 회복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HD현대미포의 2024년 영업이익률은 1.9% 수준이었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HD현대미포는 가스선, 특히 LPG선 수주잔고가 2028년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2027년 2분기부터 2028년 인도 예정 물량을 이미 확보했다”며 “올해 추가 수주할 가스선 비중이 향후 영업이익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말 전체 수주잔고 가운데 LPG선 비중은 39%, LNG 벙커링선은 21.5%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올해 실적 개선세도 뚜렷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에 따르면 HD현대미포는 2025년 매출 5조563억 원, 영업이익 3384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보다 매출은 9.2%, 영업이익은 284.4% 증가하는 것이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HD현대미포는 수익성 높은 선종 인도 본격화와 환율 효과 등이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사장이 강조한 선순환 체계인 외국인 인력의 숙련도 향상, 병목 공정 해소, 조기 인도 시스템도 실적 회복에 보탬이 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HD현대미포 관계자는 “LPG운반선,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의 건조 비중이 증가하면서 수익성 개선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주 실적도 순항하고 있다.

1분기 일시적 부진에도 4월 이후 LNG 벙커링선, LPG선, 컨테이너선 등 대형 수주에 연이어 성공하며, 올해 5월까지 누적 수주액이 19억1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연간 목표치 38억 달러의 50.5%에 해당하는 것이다.

김 사장은 기술 경쟁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미포는 최근 스위스 윈GD, 스웨덴 알파 라발(Alfa Laval)과 함께 암모니아 이중연료 보일러 시스템을 개발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세계 최초로 2027~2028년 인도하는 다중가스운반선에 첫 적용된다.
 
HD현대미포 저가 'MR탱커'에서 고가 'LNG·LPG선'으로 체질개선, 김형관 올해 영업이익 280% 증가 바라봐

▲ HD현대미포는 2020년 전체 수주의 50% 이상을 차지하던 MR탱커 비중을 줄이고 2025~2027년 인도 예정 물량 기준으로 LNG 벙커링선 등의 가스선 비중을 HD현대미포 울산조선소 전체 생산능력의 40%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HD현대미포의 울산 조선소 전경. < HD현대미포 >

암모니아는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고 있지만, 저장·처리 시스템 부재가 상용화의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하지만 HD현대미포는 생성되는 기체 암모니아와 암모니아·질소 혼합물을 효율적으로 소각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번 개발로 HD현대미포는 연료 저장부터 폐기까지 아우르는 완결형 솔루션을 갖추게 됐다.

조선 생산 현장에서는 ‘디지털 조선소’ 전환 작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HD현대미포는 HD현대로보틱스, 에이로봇, 한양대학교 등과 함께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을 조선소에 실증 도입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HD현대미포 관계자는 “아직 휴머노이드 로봇을 생산공정에 사용하고 있진 않지만, 현장 맞춤형 휴머노이드 개발을 위해 관련 기업·기관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로봇 도입은 장기적으로 조선소 작업의 표준 공정을 혁신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인력난 해소는 물론 생산 효율 극대화 효과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도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