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토정보공사(LX)가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손실이 확대됐을 뿐 아니라 파면과 해임을 포함한 임직원의 징계처분 건수도 늘어났다.

LX는 이미 2023년과 지난해 경영평가에서 낙제 등급을 받아든 만큼 어명소 사장으로서는 곧 나올 올해 경영평가 결과에 신경이 곤두설 것으로 보인다.
 
국토정보공사 3년째 적자에 징계 처분도 증가, 어명소 다가올 경영평가에 좌불안석

▲ 어명소 LX 사장은 20일 발표될 경영평가 결과에 긴장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정보공사.


18일 국토정보공사에 따르면 오는 20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난해 사업연도와 관련한 기획재정부의 ‘2025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와 관련해 실적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 모두 미진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LX는 지난해 매출 5139억 원을 거두며 2023년보다 4.05% 감소했다. 수익성은 더 악화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LX는 2021년만 해도 영업이익 354억 원을 거뒀는데 2022년 영업손실 164억 원, 2023년 717억 원, 2024년에는 822억 원을 기록했다. 손실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경영 실적뿐 아니라 내부통제와 사회적 책임 등 비계량적 지표에서도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LX는 지난해 청렴체감도와 청렴노력도는 전년과 동일한 2등급을 유지하면서 종합청렴도는 한 단계 더 낮아진 3등급을 받았다.

이뿐 아니라 LX는 지난해 지적측량자료의 보안과 정보의 유출 금지, 정보자산의 오남용 및 측량장비의 보관 및 사용 위반 등으로 임직원들이 대거 징계처분을 받는 이례적 모습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지적측량자료의 보안과 정보의 유출 금지와 관련한 징계처분은 40건, 정보자산의 오남용과 측량장비의 보관 및 사용과 관련한 징계처분은 10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50건으로 2023년 33건보다 크게 늘었다.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단순하고 일반적인 복무규정 위반이 아닌 주요 사업 및 정보유출과 관련된 징계라는 점에서 LX는 리더십과 윤리경영을 포함한 경영관리 평가범주에서 부정적 점수를 받아들 공산이 커 보인다. 

특히 지난해 LX 임직원의 파면과 해임 등 중징계 처분 수도 2023년보다 늘어났다. LX는 2023년 파면 4건, 해임 1건에서 2024년 파면 8건 해임 5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LX는 재무성과 관리 측면에서도 큰 폭의 점수 상승 요인은 보이지 않는다.

LX는 2024년 경영평가에서 재무성과 관리 범주 가운데 사업수행효율성과 노동생산성을 포함하는 효율성 관리에서 4점 만점 가운데 0.867점이라는 낮은 평가를 받았다.  

사업수행효율성은 평균인원대비 순사업비(매출에서 인건비와 일반관리비 및 감가상각비를 차감)로, 노동생산성은 평균인원대비 부가가치(세전이익에서 순금융비용, 임차료 등을 합산)로 측정된다.

LX 조직의 전체 인원은 2023년 8871명에서 2024년 8872명으로 유사한 만큼 평균인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LX의 포괄손익계산서를 살펴보면 명예퇴직금과 함께 피복비, 광고선전비, 교육훈련비에서 절반 이상 대폭 절감했다.

이는 지난해 7월 LX노사협의체가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직원 임금 인상분 반납과 각종 수당 등의 제도 개선을 통해 약 237억 비용 절감을 골자로 합의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효율성 관리 지표에서 분명하고 가시적 개선은 힘들 것으로 분석된다.  

LX는 2023년과 2024년 경영평가에서 2년 연속으로 'D'등급을 받아들었는데 올해도 나아질 요인이 크게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어명소 사장으로서는 올해 경영평가 결과를 놓고 좌불안석인 상황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국토정보공사 3년째 적자에 징계 처분도 증가, 어명소 다가올 경영평가에 좌불안석

▲ 어명소 국토정보공사 사장은 지난해 2월28일 제2차 비상혁신위원회를 개최하고 관계자들과 논의했다. <국토정보공사>


어 사장은 2023년 11월 취임해 2023년 경영평가와는 무관하지만 지난해 경영평가의 책임은 오롯히 질 수밖에 없다. 

어 사장은 올해도 D이하를 받아든다면 자리가 불안해지는 상황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D등급을 2년 연속 받으면 정부의 공공기관 운영법 및 관련 지침에 따라 해당 기관장은 해임 건의 대상이 된다. 

1회 D등급은 경고 조치에 그치지만 2년 연속 D등급을 받으면 해임 건의가 공식적으로 이뤄진다. 

어 사장은 취임 뒤 ‘비상경영혁신위 워킹그룹’을 구성하고 경영 개선과 신사업 개발, 조직·인력 효율화의 부문별 혁신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실행과제를 발굴해왔다.

이에 따라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신사업 추진 활동을 펼쳤지만 구체적 성과를 거두진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어 사장과 함께 비상경영혁신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황종성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원장은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LX공사의 역할이 확대될 수 있는 적기에 경영 위기에 처한 것이 아이러니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어 사장은 건국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아시아공과대학에서 도시환경관리학 석사, 서울시립대에서 행정학 박사를 받았다. 1993년 행정고시(37회)에 합격해 국토교통부 대변인과 항공정책관, 종합교통정책관, 교통물류실장등을 거쳐 2차관을 지냈다.

어 사장은 올해 1월 관리자 워크숍에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적측량 수요가 급감하는 것은 현실이나 LX가 미래 지적측량 시장의 변화 예측과 대비에 소홀했던 점은 반성해야 한다”며 “경영 환경 변화에 따른 조직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강도 높은 혁신 노력을 토대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김인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