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600억 유상증자로 항공기 늘리고 노선 확대, 조중석 공격경영으로 3년 만에 흑자전환하나

▲ 이스타항공이 6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올해 신형 항공기 5대, 내년 12대를 도입하고 노선을 확대하는 등 공격 경영에 나서고 있다. 조중석 이스타항공 대표이사(사진)은 취임 3년째인 올해 흑자 전환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이스타항공이 6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수익성 회복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조중석 이스타항공 대표이사는 올해 새 항공기를 잇달아 도입하는 등 공격 경영으로 2023년 1월 취임 이후 첫 흑자전환을 노리고 있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600억 원을 활용해 올해 차세대 친환경 항공기인 보잉 B737-8 기종 5대를 도입하고, 2026년에는 12대를 추가 도입할 전망이다. 

유상증자 자금 일부는 통합 정비센터 신설과 안전·정비 시스템 고도화, 승무원 훈련 시스템 개선 등 항공안전 인프라 강화에도 투입한다. 유상증자는 이달 말까지 마무리한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중단거리 항공기인 B737-800, B737-8 2종류의 기체 15대를 운영하고 있다.

중단거리 항공기란 일반적으로 비행 거리가 약 1천킬로미터에서 3천킬로미터 사이인 항공기를 말한다. 주로 국내선이나 인접 국가의 국제선을 운항하는 데 적합하다. 연료 효율과 운항 경제성을 고려해 설계되며, 보통 1~5시간 정도 비행하는 노선에 투입된다.

이스타항공은 새 항공기 도입을 통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에서 최저 평균 항공기령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안전 문제에서 소비자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연료 효율성과 정비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해 원가 경쟁력도 강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회사 관계자는 “보잉 B737-8은 기존 기종 대비 연료 효율이 약 15% 높은 친환경 기종으로, 지속가능한 항공 운항의 기반이 될 것”이라며 “증자 계획은 VIG파트너스 주도로 추진되는 사항이라 구체적인 방식이나 자금 배분 세부 사항은 비공개”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600억 유상증자로 항공기 늘리고 노선 확대, 조중석 공격경영으로 3년 만에 흑자전환하나

▲ 이스타항공을 둘러싼 시장 환경은 단거리 국제선 수익성 둔화, 티켓 가격 하향 평준화와 양극화, 저비용항공사(LCC) 사이의 과열 경쟁 등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스타항공>

조중석 대표는 2023년 5개년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며 '2024년 흑자 전환, 2027년 항공기 20대 이상 보유, 연매출 8천억 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이스타항공은 2024년 영업손실 374억 원, 순손실 254억 원을 내며 적자를 기록했다. 게다가 누적 결손금은 6139억 원, 자본총계는 –149억 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하지만 2025년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국제선 여객 수송 실적도 71만4533명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84.7% 증가해 가시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노선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올해 4월 인천~알마티 노선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최초로 취항했고, 6월 청주~장자제, 7월 제주~상하이 노선도 재개하며 동북아 노선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을 둘러싼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다. 

단거리 국제선 수익성 둔화, 티켓 가격 하향 평준화와 양극화, 저비용항공사(LCC)의 과열 경쟁 등 여러 악재가 맞물리고 있기 때문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저비용 항공사들은 비용 증가를 항공권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수익성에 부담을 받고 있다”며 “수요 양극화와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LCC 업계의 수익성은 2023년 대비 2024년, 2025년에도 악화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엄 연구원은 “항공업 업황이 나아지려면 판가 인상이 이뤄져도 수요가 훼손되지 않을 정도의 환경이 조성돼야 하지만, 현재는 항공업계 수요도 양극화하고 있어 고급이라 비싸거나 싼 것만 팔리다보니 경쟁 과다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지금은 순수 저비용항공사 사업모델의 장점을 살리기 어렵고, 대한항공의 시장지배력이 한층 강화되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박도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