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현대로템이 올해 세계 방산시장 활황에 따라 이용배 대표이사 사장 체제 아래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1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현대로템은 폴란드에서 성공한 현지 협력형 수출 모델을 활용해 중동에도 K2 전차를 수출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방산 시장 활황에 힘입어 이용배 대표이사 사장 체제 아래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1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과 군사시설을 정밀 타격했고,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드론과 탄도미사일을 동원해 공세에 나서면서 중동 지역 전쟁 리스크가 고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체 방위력을 높이려는 중동 국가들의 방산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이 휴전 의사를 내비치고 미국 등 국제사회가 외교적 해결을 촉구해 휴전 가능성은 열려있지만,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은 당분간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전쟁에 따른 민간인 피해 등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나 경제적 측면에 국한해서 본다면 한국 방산업체들에게 기회요인이 될 것”이라며 “이슬람 국가들의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면 방공미사일, 주력전차, 자주포, 무인기 및 부품 등의 한국산 무기류들의 수출 기회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이미 노후 전차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사막 기후와 지형에 특화된 K2 전차를 앞세워 수주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로템은 올해 2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중동 최대 방산 전시회 ‘IDEX 2025’에 참가해 중동형 K2 전차(K2ME)를 선보였다.
K2ME는 사막 기후와 지형에 맞게 최적화된 설계를 적용했으며, 국산 엔진과 변속기를 포함한 국산 파워팩을 탑재했다. 또 기존에는 독일산 변속기에 의존해 중동 수출에 제약이 있었지만, 부품 국산화를 통해 독일 수출 규제에서 벗어났다.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는 중동은 전 세계 무기 수입량의 30%를 흡수하는 지역이다.
중동은 지정학적 불안, 높은 국방비로 방산 수요는 많지만, 자체적으로 무기를 제조할 역량을 부족한 탓에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특수 환경에 맞춘 첨단 장비의 필요성 때문에 노후 전차 교체 수요가 늘고 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의 교체 수요를 고려하면 중동 전차 수출 시장 규모는 18조 원 이상이 될 것”이라며 “중동 시장 내 경쟁 강도가 완화된 상황에서 K2 전차 변속기의 국산화가 완료돼 올해를 기점으로 현대로템이 중동 수출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이 K2 전차의 성공적 수출을 이끌며 폴란드, 루마니아 등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이 사장은 올해 폴란드 전차 수출 시 활용한 현지 협력형 수출모델로 중동 시장 공략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이같은 전략은 이미 K2 폴란드형 전차(K2PL) 프로젝트에서 입증됐다.
협력형 수출 모델은 단순한 방산제품 수출을 넘어 상대국의 방산 자립과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돕는 구조로, 국방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국가들에 매우 매력적 파트너십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은 중동 전차 시장 확보와 더불어 K2 폴란드형 전차 2차 계약, 루마니아 K2 전차 수출 등을 통해 올해 역대 최초로 영업이익 1조 원 달성을 노리고 있다.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전망 평균치)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2025년 매출 5조5315억 원, 영업이익 9396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 대비 매출은 26.38%, 영업이익은 105.78%나 증가하는 것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현대로템은 중동뿐 아니라 유럽 등 다양한 국가에 K2 전차와 같은 방산 제품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며 “중동과 유럽 양축에서 수주를 본격화한다면, 글로벌 방산 산업에서 현대로템의 위상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도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