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한화생명 63빌딩에 러너 집결, 1251계단 메운 가쁘고 기쁜 숨결](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6/20250614173420_156026.jpg)
▲ 한화생명 시그니처 63런이 열린 14일 아침 올려다본 63빌딩은 높게만 느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출근길 지하철 역과 빌딩의 계단에서 자주 만나는 문구다.
아포리즘과도 같은 문구의 진심을 믿고 계단을 열심히 오르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수명이 정말 증가한 것도 같았다.
내친김에 서울 여의도의 63빌딩으로 향했다. 1251번째 계단을 밟는 순간, 건강해질 거란 안도는 잠시 멀어졌다.
"힘들어."
하지만 이내, 딴딴해진 허벅지에서 잊고 있던 활력 같은 게 느껴졌다.
1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화생명 '시그니처 63런'에 크루 부문으로 직접 참여했다.
한화생명 시그니처 63런은 63빌딩 1251개 계단을 오르며 249m에 도전하는 국내 최초 수직 마라톤이다. 1995년부터 매년 시행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6회 오르기’에 도전할 수 있는 챌린지 부문을 신설해 눈길을 끌었다.
한화생명 측은 "6회를 완주하면 세계 최고 높이로 건설 중인 제다 타워(1천 미터)를 넘어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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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좁은 계단 특성상 인원을 나눠서 들여보낼 수밖에 없었다. 많은 참가자들이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크루는 4~8명이 한 조가 돼 평균 기록으로 순위가 정해지기 때문에 팀워크가 중요하다. 수직 상승 마라톤을 앞두고, 부담을 떨치기 어려워 한동안 계단을 더 자주 이용했다. 하루 1만 보를 넘긴 날도 여럿이다.
최근 러닝 인구가 급증하며 달리기를 즐기는 ‘러너’, 여럿이 함께 달리는 ‘러닝 크루’ 같은 용어가 꽤나 익숙해졌다. 63런 역시 접수 시작 3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행사장엔 전문 러닝 크루는 물론 가족 단위 참가자, 친구끼리 함께한 이들도 한데 어울려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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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참가자가 아이를 업고 60층 계단 오르기에 도전해 눈길을 끌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그는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을 포부로 밝혔다.
한화생명 주관 행사다. 행사장을 물들인 한화의 상징색 주황이 참가자들에게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이날 한화생명은 스포츠 테이핑 전문 제조사 나사라 테이핑과 협력해 참여자들 대상으로 무료 테이핑을 제공했다.
테이핑을 현장에서 직접 해주는 전문가들은 "테이프는 여러 색상이 있지만 주최측에서 주황색을 부탁해 모든 테이프를 주황색으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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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가자들의 부상을 줄이도록 진행된 테이핑. 사용된 테이프는 모두 한화생명 상징색인 주황색이었다. <비즈니스포스트>
'한화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주황빛 사람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한 중년 남성은 "한화이글스를 좋아해서 이 마라톤에 참여한 건 아니지만 이왕 오는 거 겸사겸사 유니폼을 챙겨 입었다"면서 웃었다. 쑥스러운 표정이었지만, 기운찼다.
행사 시작 전 고급 운동복과 러닝화를 갖춘 참가자들은 장내에서 조용히 스트레칭하며 출발을 준비했다. 그들 사이에 선 기자는 ‘완주’라는 소박한 목표 하나만 품고 출발선에 섰다. 기록은 계단 입구에서부터 시작된다.
처음 몇 층은 할 만했다. 가볍게 속도를 붙여보려던 마음은 5층에서 허무하게 꺾였다. 급수대에서 물 한 컵과 포도당 캔디를 챙긴 뒤 다시 위를 향했다. 시작한 이상 후회는 해도 포기할 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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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수대가 있는 층에는 신나는 음악이 나오는 스피커와 선풍기, 협찬사 광고물과 응원 문구 등이 자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40층대에 접어들며 땀이 비 오듯했다. 어, 44층이 없네! 미신 탓일까. 63빌딩엔 44층이 원래부터 없다. 그게 그리 반가웠다.
43층이 45층으로 바뀌는 순간 고통이 잠시 잊혔다.
‘4층 남았습니다’부터 시작된 마지막 카운트다운. 피니시 라인을 넘자, 모든 후회는 사라지고 오직 뿌듯함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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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참가자가 60층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기자의 기록은 22분55초. 기자가 속한 크루 평균 기록은 약 19분25초를 기록했다.
1위와 비교하면 오래 걸렸지만, 다른 참가자들과 마찬가지로 기록보다 완주가 소중하다.
전망대에서 크루원들과 함께 내려다본 서울 풍경은 평소와 전혀 다른 감흥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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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단으로 오른 뒤 63빌딩에서 내려다본 서울 정경은 더 뜻깊게 느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한화생명도 건강보험 상품 판매와 함께 헬스케어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시그니처 63런은 그래서, 단순한 마라톤이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헬스케어 관심도를 높이기 위한 최적의 마케팅 툴(tool)로 평가 받는다.
앞서 한화생명은 한화금융 그룹사들과 함께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공지능(AI) 센터를 활용해 헬스케어 서비스에 AI를 접목하려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AI도 중요하고, 주말의 숨가쁜 러닝도 중요하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