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2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이사(사진)가 올해 하반기 미국 FDA에 보툴리눔 톡신제제 품목허가 신청을 할 것으로 전망됐다.
매디톡스가 올해 실적 개선과 소송 부담을 덜어내면서 핵심 시장인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2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올해 하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비동물성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 ‘MT10109L’의 품목허가 신청(BLA)을 다시 제출할 예정이다.
해당 제품은 2024년 2월 FDA로부터 심사 거절 통보를 받은 바 있다. 당시 FDA는 MT10109L의 일부 검증 자료가 미흡하다는 점을 근거로 재심사 불가 방침을 전달했다.
1년여 만에 메디톡스가 보완 자료를 준비해 다시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MT10109L은 메디톡스가 자체 개발한 차세대 보톡스로 제조 전 과정에서 동물 유래 성분을 사용하지 않은 특징이 있다.
시술 직전 희석 과정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어 사용자 편의성과 안정성이 개선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메디톡스의 미국 재진출은 시장 전략상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현재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약 60%를 미국이 차지하고 있다.
정 대표로서는 미국 시장에 진입하지 않고서는 글로벌 시장 확대에 한계가 뚜렷하다. 여기에 더해 기존 알러간(현 애브비)의 ‘보톡스’를 포함한 주요 톡신 제제들이 이미 미국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상황인 만큼 기술력 기반의 차별화된 제품으로 정면 승부를 택한 것이다.
중국 진출에서도 수출 확대 전략이 읽힌다.
중국은 북미에 이어 두 번째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 형성된 곳인 데다 품목허가 절차가 까다로워 진출한 곳이 많지 않다.
더구나 중국 미용의료 시장이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성이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디톡스는 애초 중국에 직접 진출하는 전략을 세우고 품목허가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2023년 10월 허가 신청을 자진 취하한 이후 2024년 말 중국 현지 업체와 총판 계약을 체결하며 간접 진출로 노선을 바꿨다.
메디톡스와 계열사 뉴메코는 2024년 말 중국 해남스터우와 뉴라미스, 뉴럭스의 중국 수출을 위한 총판 계약을 각각 체결한 바 있다.

▲ 메디톡스(사진)가 올해 식약처와 행정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며 법적 부담이 완화됐다는 시선이 나온다.
중국 내 마케팅 및 유통 역량 극대화를 위해 연매출 140조 원 이상 판매를 하고 있는 중국 최대 제약기업 시노팜과 업무 협약도 체결했다.
아직까지 성장하고 있는 중국에서는 대량생산을 할 수 있는 뉴럭스를 판매하는 것이 유리하겠다는 판단이 깔려있는 셈이다.
물론 브라질 등 남미와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수출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규모가 내수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 비춰보면 미국과 중국 진출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메디톡스는 2025년 1분기 158억 원 규모의 수출을 진행했다. 1년 전보다 12% 증가했다. 다만 이는 같은 기간 전체 매출의 24.6% 수준이다.
정 대표로서는 올해 전반적 수출 확대를 이끌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만큼 세계 선두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가장 큰 문제로 여겨지던 법적 부담도 일부 해소됐다. 메디톡스는 올해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진행해온 행정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허가 취소에 대한 법적 분쟁이 마무리되면서 기업 신뢰도와 경영 안정성 측면에서 긍정적 반전이 이뤄졌다.
실적 회복세도 주목된다.
메디톡스는 2025년 1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640억 원, 영업이익 55억 원을 기록했다. 2024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7%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여기에 더해 1분기 기준 역대 최고 매출 기록을 새로 썼다.
수익성 중심의 사업 운영이 자리를 잡으며, 국내외 시장을 겨냥한 중장기 전략에 다시 힘을 실을 수 있는 재무 기반이 확보된 것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미국 FDA 허가를 받기 위해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미국 등 선진시장 진출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