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 항공우주국(NASA) 예산을 대폭 축소하기로 하자 전문가들이 산업 분야에 광범위한 악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NASA 본부 모습. <연합뉴스>
리처드 에크먼 전 NASA 지구과학 프로그램 담당 연구원은 4일(현지시각) 공개된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귀중한 데이터를 생산하는 궤도 위성들을 폐기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는 NASA 예산을 연간 250억 달러(약 33조 원)에서 60억 달러(약 8조 원)로 대폭 삭감한다고 발표했다. NASA 직원은 기존 1만8천 명에서 1만2천 명 미만으로 감축된다.
NASA 과학 부서는 존속하는 부서 가운데 예산 삭감폭이 가장 큰 부서로 꼽힌다. 기후 연구 예산 축소에 더해 그동안 운영해오던 위성 장치들도 폐기하게 된다.
에크먼 연구원은 현재 폐기 대상 장치 가운데 하나인 '세이지'의 개발자기도 하다. 세이지는 국제우주정거장에 설치된 오존 측정 장비다.
에크먼 연구원은 "인간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믿든, 믿지 않든 온실가스가 지구의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명백하다"며 "미국 정부가 NASA의 우주 관측 임무의 미래를 포기하고 있다는 것이 매우 낙담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폐기가 예정된 위성과 계측기들은 모두 식물 생장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장치들"이라며 "농업 산업이 의존하는 다양한 기후대의 움직임을 관측하며 온갖 데이터를 생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지표와 지질 데이터 관측을 맡고 있는 위성들은 중요한 광물 탐색에도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별도로 케이시 드라이어 미국 행성협회 우주정책 책임자는 "이번 결정은 NASA를 폐쇄 수순으로 몰고 갈 것"이라며 "기후 관련 모니터링을 줄일수록 광범위한 산업, 특히 농업에 즉각적이고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폴리티코는 백악관 측에 사실확인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