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국 유니비스타가 미국 정부의 반도체 소프트웨어 수출 규제에 대응해 자국 기업에 설계 기술을 무료로 제공하며 타격을 완화하도록 돕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중국 유니비스타의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기술 안내.
미국의 새 반도체 규제가 다시금 중국의 기술 발전을 자극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고개를 든다.
4일 중국 관영매체 차이나데일리 보도를 보면 상하이에 본사를 둔 유니비스타 산업 소프트웨어그룹은 자국에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및 도구를 무상 제공하기로 했다.
차이나데일리는 “미국이 중국에 첨단 반도체 설계 기술 수출을 중단한 데 따라 유니비스타가 자국 기업의 피해를 완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최근 미국 및 유럽 업체들이 중국에 반도체 설계용 소프트웨어(EDA)를 사실상 수출할 수 없도록 하는 새 규제를 도입했다.
중국 정부가 미국에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를 지속하는 데 따른 보복조치로 해석된다.
EDA는 반도체를 설계하거나 테스트해 생산 체계를 갖춰내는 데 필수적으로 쓰이는 기술이다. 미국 규제가 중국 기업들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유니비스타는 중국 내 유일하게 첨단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지식재산(IP)과 소프트웨어를 모두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자국 고객사들에 기술 무료 사용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현재 자국 내 200여 곳의 고객사를 두고 있어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과 유럽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제품을 상용화해 제조하는 데 기여할 잠재력이 있다.
미국은 트럼프 1기 정부 및 바이든 정부 시절부터 꾸준히 중국 반도체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술 규제를 강화해 왔다.
그러나 이런 규제가 화웨이와 SMIC 등 중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오히려 자극하는 요소로 자리잡았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제재 조치를 계기로 자국 기업들을 육성하는 데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기 시작하며 다수의 기업들이 급성장하는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화웨이 및 SMIC가 자체적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 및 양산에 성공한 것과 CXMT가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한국 경쟁사의 점유율을 추격하고 있는 상황 등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자칫하면 미국 정부의 반도체 소프트웨어 수출 규제도 유니비스타와 같은 중국 기업의 기술 발전과 성장, 중국 당국의 지원에 더욱 힘이 실리도록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유니비스타는 2020년 설립된 업체로 중국 정부가 조성한 대규모 반도체 산업 펀드에서 자금 지원을 받아 성장해 왔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