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큰 차이로 대패하면서 앞으로 정치 행보에 험로가 예상된다.
김 후보가 현실 정치를 이어간다면 이번 대패로 앞으로 거세질 국민의힘 당권 경쟁에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
4일 오전 0시15분 현재 김문수 후보는 제21대 대선에서 42.6%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다(개표율 56.0%). 같은 시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은 49.0%의 득표율을 얻어 당선이 확실시된다.
앞서 김 후보는 이날 오후 8시 발표된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는 39.3%%의 득표율이 예상됐다. 이재명 후보는 51.7%%였다.
김 후보와 이재명 후보의 최종 득표율 차이는 10%포인트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
김 후보의 이번 대선 성적표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 손에 꼽힐 만한 대패다. 1987년 치러진 제13대 대선 이후 역대 대선 결과를 살펴보면 1위와 2위 후보 사이 득표율 차이가 10%포인트 이상 벌어진 때는 두 차례에 불과하다.
제17대 대선 때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48.7% 득표율로 26.1%를 득표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에 승리했다. 제19대 대선 때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1.1% 득표율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득표율 24.0%를 크게 웃돌았다.
요컨대 김 후보는 이번 대선 출마로 ‘화려한 정치 복귀’에 성공했으나, 대선 패배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된 셈이다.
김 후보는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서울특별시장 후보로 출마했다가 23.3%를 득표하는 데 그쳐 52.8%를 득표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참패한 이후 한동안 현실 정치권에서 물러나 있었다.
다행히 윤석열 정부 들어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에 이어 2024년 8월에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정계 복귀의 기반을 마련했다.
여기에 12·3 내란 사태 이후에는 친윤석열(친윤) 성향을 지닌 강성 보수층의 지지를 받으며 당내 경선에서 승리해 대선후보 자리까지 차지했다.
대선 후보는 대선에서 패배했더라도 당내에서 강한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당권을 잡는 것이 통상적 흐름이다.
최근 세 차례 대선을 살펴봐도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제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패배했음에도 이후 당권을 장악해 제19대 대선에서 승리했다. 제19대 대선에서 패배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대선 직후 열린 전당대회를 통해 자유한국당 당대표가 됐다.
제20대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역시 당대표를 거친 뒤 이번 대선에서 결국 당선자가 됐다.
김 후보 또한 대선 이후 당권 확보에 공을 들일 가능성이 크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선 이후 국민의힘 상황을 전망하면서 “김 후보가 한 전 총리와 단일화 과정에서 당 전체를 뒤통수쳤던 솜씨를 돌아보면 이번에도 곱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며 “전광훈과 손잡고 당권 접수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김 후보를 둘러싼 국민의힘 안팎의 상황은 대선 후보가 당대표로 이어지던 과거와 상황이 달라 보인다.
국민의힘 주류로 권성동 원내대표,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대표되는 ‘친윤 지도부’는 12·3 내란 사태로 구심점이 없어진 급박한 상황에서 결국 김 후보를 대선후보로 내세우기는 했다.
하지만 당내 경선 이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단일화를 요구하는 등 지속적으로 김 후보를 향한 강도 높은 견제를 이어갔다. 대선후보 등록이 이뤄진 다음에도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에게 ‘국민의힘 당권을 대가로 제시하며 보수 진영 후보단일화를 제안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한 데다 현직 의원도 아닌 김 후보로서는 당권을 쥐려면 친윤계 의원들과 관계 개선이 절실하다. 김 후보는 5월26일 대표적 친윤 의원으로 꼽히는 윤상현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며 친윤계에 우호적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친윤계 역시 마땅히 내세울 인물이 없는 상황에서 김 후보에 마냥 등을 돌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탄핵 반대 당론 등을 놓고 이견이 보이는 만큼 친윤계와 김 후보 사이 완전한 결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김 후보는 1일 경기도 의정부에서 현장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추진’을 놓고 “김 비대위원장이 당의 대표이기 때문에 말씀을 존중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에 참여한 안철수 의원을 친윤계 의원들이 다음 당대표로 내세울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5월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안 의원이 김 후보와 정치 성향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선대위에 합류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철수 다시 봤다’, ‘진짜 국민의힘 사람이 된 것 같다’는 평가들이 긍정적으로 많이 분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와 친윤계가 관계 설정에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친한계의 당권 도전 역시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전 대표는 대선 경선 과정에서 2등까지 오르며 자신을 향한 당내 지지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다.
그는 2일에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선거 하루 전날인 오늘 선대위원장인 윤상현 의원이 국민의힘의 뿌리와 정체성이 불법 계엄한 윤석열의 탄핵 반대라고 했다”며 “아니다, 국민의힘은 불법계엄을 막은 당이어야 한다”고 친윤계를 향해 날을 세웠다. 이상호 기자
김 후보가 현실 정치를 이어간다면 이번 대패로 앞으로 거세질 국민의힘 당권 경쟁에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이재명 당선] 대선 참패한 김문수, 거세질 국힘 당권 경쟁 흐름에 '험로' 눈앞](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6/20250603215739_45250.jpg)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연합뉴스>
4일 오전 0시15분 현재 김문수 후보는 제21대 대선에서 42.6%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다(개표율 56.0%). 같은 시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은 49.0%의 득표율을 얻어 당선이 확실시된다.
앞서 김 후보는 이날 오후 8시 발표된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는 39.3%%의 득표율이 예상됐다. 이재명 후보는 51.7%%였다.
김 후보와 이재명 후보의 최종 득표율 차이는 10%포인트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
김 후보의 이번 대선 성적표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 손에 꼽힐 만한 대패다. 1987년 치러진 제13대 대선 이후 역대 대선 결과를 살펴보면 1위와 2위 후보 사이 득표율 차이가 10%포인트 이상 벌어진 때는 두 차례에 불과하다.
제17대 대선 때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48.7% 득표율로 26.1%를 득표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에 승리했다. 제19대 대선 때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1.1% 득표율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득표율 24.0%를 크게 웃돌았다.
요컨대 김 후보는 이번 대선 출마로 ‘화려한 정치 복귀’에 성공했으나, 대선 패배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된 셈이다.
김 후보는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서울특별시장 후보로 출마했다가 23.3%를 득표하는 데 그쳐 52.8%를 득표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참패한 이후 한동안 현실 정치권에서 물러나 있었다.
다행히 윤석열 정부 들어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에 이어 2024년 8월에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정계 복귀의 기반을 마련했다.
여기에 12·3 내란 사태 이후에는 친윤석열(친윤) 성향을 지닌 강성 보수층의 지지를 받으며 당내 경선에서 승리해 대선후보 자리까지 차지했다.
대선 후보는 대선에서 패배했더라도 당내에서 강한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당권을 잡는 것이 통상적 흐름이다.
최근 세 차례 대선을 살펴봐도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제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패배했음에도 이후 당권을 장악해 제19대 대선에서 승리했다. 제19대 대선에서 패배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대선 직후 열린 전당대회를 통해 자유한국당 당대표가 됐다.
제20대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역시 당대표를 거친 뒤 이번 대선에서 결국 당선자가 됐다.
김 후보 또한 대선 이후 당권 확보에 공을 들일 가능성이 크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선 이후 국민의힘 상황을 전망하면서 “김 후보가 한 전 총리와 단일화 과정에서 당 전체를 뒤통수쳤던 솜씨를 돌아보면 이번에도 곱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며 “전광훈과 손잡고 당권 접수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김 후보를 둘러싼 국민의힘 안팎의 상황은 대선 후보가 당대표로 이어지던 과거와 상황이 달라 보인다.
국민의힘 주류로 권성동 원내대표,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대표되는 ‘친윤 지도부’는 12·3 내란 사태로 구심점이 없어진 급박한 상황에서 결국 김 후보를 대선후보로 내세우기는 했다.
하지만 당내 경선 이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단일화를 요구하는 등 지속적으로 김 후보를 향한 강도 높은 견제를 이어갔다. 대선후보 등록이 이뤄진 다음에도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에게 ‘국민의힘 당권을 대가로 제시하며 보수 진영 후보단일화를 제안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한 데다 현직 의원도 아닌 김 후보로서는 당권을 쥐려면 친윤계 의원들과 관계 개선이 절실하다. 김 후보는 5월26일 대표적 친윤 의원으로 꼽히는 윤상현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며 친윤계에 우호적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친윤계 역시 마땅히 내세울 인물이 없는 상황에서 김 후보에 마냥 등을 돌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탄핵 반대 당론 등을 놓고 이견이 보이는 만큼 친윤계와 김 후보 사이 완전한 결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김 후보는 1일 경기도 의정부에서 현장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추진’을 놓고 “김 비대위원장이 당의 대표이기 때문에 말씀을 존중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에 참여한 안철수 의원을 친윤계 의원들이 다음 당대표로 내세울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5월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안 의원이 김 후보와 정치 성향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선대위에 합류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철수 다시 봤다’, ‘진짜 국민의힘 사람이 된 것 같다’는 평가들이 긍정적으로 많이 분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와 친윤계가 관계 설정에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친한계의 당권 도전 역시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전 대표는 대선 경선 과정에서 2등까지 오르며 자신을 향한 당내 지지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다.
그는 2일에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선거 하루 전날인 오늘 선대위원장인 윤상현 의원이 국민의힘의 뿌리와 정체성이 불법 계엄한 윤석열의 탄핵 반대라고 했다”며 “아니다, 국민의힘은 불법계엄을 막은 당이어야 한다”고 친윤계를 향해 날을 세웠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