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팀 쿡과 화해 삼성전자 선물받나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팀쿡 애플CEO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과 팀 쿡 애플 CEO의 ‘화해모드’ 덕을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에 아이폰6의 모바일 D램도 공급하기로 했다. 2년 만에 다시 거래관계를 회복한 것이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기업용 모바일 보안 플랫폼 ‘녹스’를 애플의 운영체제에 탑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애플 아이폰6에 삼성전자 반도체 받기로

애플은 삼성전자와 모바일 D램의 거래를 재개했다고 애플 인사이더가 27일 보도했다.

애플은 아이폰6에 탑재될 모바일 D램 공급사로 삼성전자 마이크론 엘피다 등을 선정했다. 애플이 2012년 삼성전자 메모리 구매를 완전히 끊은 이후 2년만이다.

애플은 2012년 이전까지 삼성전자로부터 메모리 등 다양한 부품을 공급받았다. 애플 제품에 들어가는 전체 모바일 D램의 40%가 삼성전자 제품이었다.

그러나 애플은 2011년 삼성전자와 특허소송을 시작한 후 삼성전자 의존도를 서서히 줄이다가 아이폰5S부터 삼성전자와 거래를 중단했다. 대신 SK하이닉스 등에서 모바일 D램을 조달받았다. 애플은 공급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 애플, 삼성전자의 녹스 탑재도 검토

애플은 삼성전자의 기업용 모바일 보안 플랫폼 '녹스(KNOX)'를 아이폰에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기업시장 공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애플은 지난달 30년의 불화를 깨고 IBM의 손을 잡기도 했다.

애플은 기업고객들이 업무용으로 아이폰 등 애플의 모바일 기기를 더 많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보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전자의 녹스를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업들은 흔히 업무용으로 모바일 기기를 도입하는데 엄격한 보안체계를 요구한다. 삼성전자의 기업용 보안 플랫폼 녹스는 이를 해결해 준다.

삼성전자는 2년 가량의 준비를 거쳐 지난해 녹스를 발표한 데 이어 올해 미국 국방부로부터 녹스가 탑재된 단말기 납품을 승인받았다.

구글과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대회에서 녹스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기본으로 탑재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회사 업무에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의 사용이 잦아지며 보안수준이 높은 운영체제를 원하는 기업의 요구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최근 개인용 스마트폰시장은 성장둔화를 보이는데 반해 기업용 시장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기업용 스마트폰 판매량은 2011년 1억4천만 대에서 지난해 2억8천만 대로 2년 만에 시장규모가 2배로 커졌다. 전문가들은 2017년 기업용 스마트폰 판매량이 5억 대를 넘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하드웨어 기반의 보안 강화 기술까지 결합된 보안 플랫폼인 '삼성 녹스'로 다른 OS를 지원하는 것에 대해 현재까지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재용, 팀 쿡과 화해 삼성전자 선물받나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팀쿡 애플CEO가 선밸리 콘퍼런스에서 만났다.

◆ 이재용, 팀 쿡과 화해 노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10일 미국 선밸리에서 열린 미디어콘퍼런스에 참석한 자리에서 팀 쿡 애플CEO와 나란히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비공개모임이라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지언론은 우호적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선밸리 콘퍼런스는 세계 경제계 인사가 모이는 행사인 만큼 대형 인수합병이 성사되거나 전략적 파트너십이 이루어지는 장으로 통한다.

이 부회장은 미국에서 돌아온 후 2주 만에 또 다시 미국출장에 나섰는데 선밸리 콘퍼런스에서 협의된 내용을 구체화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며칠 후 삼성전자는 애플과 한국과 일본 등 9개국에서 벌여온 모든 특허소송을 철회하고 미국소송만 이어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이 한 달에 두 번씩 미국으로 간 것이 애플과 화해협상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힘을 얻었다.

이 부회장은 2011년 10월 팀 쿡 CEO의 초청으로 스티브잡스 추도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귀국하는 길에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추도식 다음날 팀 쿡 사무실에 찾아가 2~3시간 얘기를 나눴다”며 “지난 10년간 어려웠던 이야기, 위기극복, 삼성과 애플 양사의 좋은 관계 구축, 앞으로 더 발전시켜 나가자는 이야기 등을 했다”고 밝혔다.

당시 애플과 삼성전자는 특허소송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 CEO가 이 부회장을 직접 초청한만큼 합의가 기대됐으나 소송은 계속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