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전 총리 토니 블레어 "화석연료 퇴출 요구하는 기후정책 실패할 것, 대중 지지 얻지 못해"

▲ 토니 블레어 영국 전 총리(사진)가 최근 "화석연료 퇴출을 기반으로 하는 기후정책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 Flickr >

[비즈니스포스트] 영국 전 총리가 화석연료 퇴출을 핵심으로 하는 기후정책이 대중의 지지를 얻지 못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전 총리은 최근 "화석연료 퇴출에 기반을 둔 기후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은 정책은 사람들이 현재 실생활과 재정 전반에 걸쳐 누리고 있는 것들을 포기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매체 가디언이 29일(현지시각) 전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현재 기후와 관련된 논의들은 비이성적인 논리로 가득하다"며 "탄소중립(넷제로)은 이미 대중의 지지를 잃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레어 전 총리는 정계에서 은퇴한 뒤 정책 싱크탱크 '토니 블레어 연구소(TBI)'를 운영하고 있다. 이날 TBI는 기후 정책과 관련해 부정적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

린디 푸스만 TBI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탄소중립 정책들은 점점 더 비용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동시에 매우 비효율적이며 정치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디언은 TBI의 주장과 달리 최근 기후정책은 영국 대중 사이에서 지지를 회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 때문에 영국 정부는 최근 기후정책을 한층 더 강화할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지난주 런던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정부는 저탄소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우리는 기다리지 않고 계속 행동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기후변화가 인류가 마주한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을 부정하려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정부가 집중해야 할 곳을 바꿔야 한다고 본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탄소포집 같은 기술보다 재생에너지를 더 호의적으로 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며 "또 국제적으로 원자력 에너지를 광범위하게 수용하고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기술 같은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