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9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차바이오텍(사진)이 유상증자 규모를 축소했음에도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로 자금조달에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19일 차바이오텍에 따르면 소액주주들은 이달 31일 예정된 차바이오텍 정기 주주회에서 의결권을 제한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냈다.
차바이오텍 소액주주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아무런 문제없이 해오던 주주총회 전자투표를 회사 측이 갑자기 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 의결권 가처분 소송을 접수했다”며 “이는 주주제안을 통해 소액주주들이 이사회에 참여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바이오텍은 지난 14일 주주총회 소집 공시에서 이번에 한시적으로 전자투표 및 전자위임장권유 제도를 적용하지 않기로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번 주총에서는 주주들이 직접 신분증을 지참하고 방문해야 표결을 할 수 있는 만큼 의결권 제한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 차바이오텍은 시가총액의 약 40%에 달하는 2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결정을 발표했지만, 소액주주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아직까지 이와 관련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차바이오텍으로서는 소액주주들과의 갈등이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2월 주주 권익 훼손 우려가 있는 유상증자를 집중심사하겠다며 중점심사 제도를 도입했다. 물론 차바이오텍이 유상증자를 발표했던 2024년 12월에는 해당 제도가 없었다. 하지만 차바이오텍의 유상증자 규모도 전체 시가총액 대비 30%를 넘기는 만큼 증권신고서에서도 비슷한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차바이오텍은 지난 10일 네 번째로 수정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금감원이 증권신고서 재검토를 요구한 한 번을 제외해도 세 번이나 자체적 수정을 거친 것이다.
가장 최근에 제출된 증권신고서에는 이 같은 기류를 반영하듯 기존 유상증자 규모를 2500억 원에서 1800억 원으로 자체적으로 축소했다. 대표적으로 차헬스케어와 마키타바이오 등 종속회사에 대한 출자 규모를 1100억 원에서 500억 원으로 600억 원 줄였다.
이번 유상증자뿐 아니라 앞으로 차바이오텍의 자금 조달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소액주주들의 반발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모집 예정 주식 수를 13%가량 줄이면서 증자비율은 전체 발행주식 수의 34.16%가 됐다. 기존 39.31%와 비교하면 약 5%포인트 감소했다.
애초 차바이오텍이 2월 개최한 연구개발과 관련한 경영설명회에서 유상증자 규모를 축소 계획에 대한 질문에 꼭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대답했던 것과 비교하면 태도가 변화한 셈이다.

▲ 오상훈 차바이오텍 대표이사(사진)가 발표했던 유상증자 관련 발언과 달리 차바이오텍은 최근 유상증자 규모를 700억 원가량 축소했다. 사진은 오상훈 차바이오텍 대표이사 2월21일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경영 설명회에 참석해 인삿말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당시 오상훈 차바이오텍 대표이사는 “수수료 등을 제외하면 2천억 원 수준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부적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2천억 원 수준 자체가 많은 수준일 수 있지만 연구개발 및 차헬스케어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이 시점을 놓치고 싶지 않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차바이오텍이 이후에도 자금 조달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유상증자를 성공한다 하더라도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잠재울 필요성이 제기된다.
실제 차바이오텍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메리츠증권 출신인 최석윤 PM&A 컨설팅 대표를 새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해뒀다.
현재 오상훈 대표이사도 올해 3월 사내이사 임기를 마치지만 재선임하지 않고 증권맨 출신인 최 대표를 새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것은 사실상 대표 교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차바이오텍은 종속회사들의 적자 규모가 커 운영자금 조달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차바이오텍은 2024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450억 원, 영업손실 596억 원을 봤다.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9.5%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규모도 500억 원 확대됐다.
자체 사업만 따지는 별도 실적을 살펴봐도 2024년 영업손실 3억 원을 보면서 적자로 전환됐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특별히 드릴 말이 없다”며 “현재까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