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형 방산주가 연일 국내증시를 달구는 가운데 증권가는 스몰캡(중소형주)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이 국내 방산 업종을 강하게 순매수하면서 과열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는 만큼 온기가 더 넓게 확산될 것이란 시각에서다.
 
방산주 외국인 매수 몰아쳐, 엠앤씨솔루션 슈어소프트테크 제노코 스몰캡도 볕드나

▲ 국내 방산주 강세에 엠앤씨솔루션 등 스몰캡도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엠앤씨솔루션>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2월17일~3월17일) 동안 외국인투자자들이 국내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한국항공우주(3669억 원)로 나타났다.

그 뒤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2299억 원), LIG넥스원(2289억 원), 카카오(2084억)가 따랐다. 

이 밖에 한화시스템도 7위(919억 원)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방산주의 지위는 최근 한 달 동안 극적으로 높아졌다.

연초부터 2월14일까지 구간을 보면 외국인 순매수 종목 1위는 SK하이닉스, 2위는 네이버였는데 현재 순매수 상위 종목엔 방산주가 포진했다.

본래 방산주는 지난해부터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과열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강한 순매수세로 이러한 우려는 어느 정도 불식되는 모양새다.

최근 국내 방산주에 호재가 쏟아지면서 확신에 찬 외국인 수급이 들어오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유럽 지역으로부터 강한 훈풍이 불어오고 있다.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뒤 동맹국들에게 방위비를 구실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에 유럽연합(EU)은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재무장 강화를 천명했다. 회원국들의 방위비 증액을 위해 최소 8천억 유로(약 1229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공표한 것이다. 

유럽은 현지 생산 무기의 우선 구매를 원하고 있지만 물리적인 산업 토대가 부족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에 대한 환멸감에 군축 기조가 지속돼 왔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 방산업은 근래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러브콜을 받고 있어 더 큰 강도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 정세불안을 야기하는 점도 국내 방산주의 투심을 자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5일 예멘의 후티 반군에 대한 공격을 개시하면서 중동 정세를 오히려 악화시키고 있다. 

결국 기존의 글로벌 질서가 무너지고 ‘각자도생’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인데 지역을 가리지 않고 군비증강 기조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방산은 그 특성상 단기 생산이 어려운데 한국은 분단으로 인해 오래 전부터 산업기반이 구축돼 있어 강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량한 방산업체들에 대한 가치가 재평가되면서 방산주가 오르고 있다”며 “한국은 납기, 가격, 기술협력, 실전적 무기체계 등으로 유럽뿐 아니라 전세계 방산업의 최고 파트너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산업 전체에 온기가 돌면서 방산주 스몰캡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엠앤씨솔루션은 방산 분야에서 전기식 구동장치와 유압장치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 국내 대형 방산주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특히 대형 방산주들과의 동반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방산 수출 증가에 따라 엠앤씨솔루션의 수출 비중도 2023년 38.6%에서 지난해 52.6%까지 증가했다.

배성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이 재무장을 본격화하고 있으나 역내 조달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엠앤씨솔루션의 수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방산주 외국인 매수 몰아쳐, 엠앤씨솔루션 슈어소프트테크 제노코 스몰캡도 볕드나

▲ 슈어소프트테크는 방산 기업들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검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슈어소프트테크>


슈어소프트테크는 방산 등 기업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검증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 고객사는 한화 그룹사와 한국항공우주, LIG넥스원 등이다. 

정우성 LS증권 연구원은 “슈어소프트테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시스템 검증 서비스를 공급한 이력이 있다”며 “방위산업 고도화에 투자하기에 적합한 종목”이라 말했다.

제노코는 위성통신부품 기업으로 군 전술정보통신체계 사업의 핵심부품인 비접촉식 광전케이블을 주력으로 제조하고 있다.

특히 한국항공우주에 인수될 예정이어서 기대감이 강한 상황이다. 한국항공우주는 올해 상반기 내에 실질적인 최대주주 변경작업을 마친 뒤 제노코를 그룹주에 편입할 예정이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 방위사업 관련 위성 등의 개발 시에 제노코의 의미 있는 수혜가 기대된다”며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한 한국항공우주와의 협업을 통해 항공우주 관련 부품, 기술의 국산화에 있어서도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