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저널]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석 달 고단한 주우정, 빅배스 잘했는데 잇단 사망사고에 휘청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이 3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현대엔지니어링 안전사고와 관련된 국회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씨저널]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후 석 달이 채 되지 않아 연달아 대규모 악재를 만났다.

2월25일 사망자 4명을 포함해 사상자 10명이 나온 서울-세종 고속도로 청용천교 건설 공사 사고에 이어 3월10일 평택 화양지구 힐스테이트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도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2월28일 주 사장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철저한 원인 규명을 위해 노력하고 함께 유가족 및 피해자 지원에 온 힘을 쏟겠다고 밝힌지 10일 만에 발생한 사고라는 점에서 주 사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한쪽에서는 주 사장이 ‘건설 전문가’가 아니라 ‘재무 전문가’라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 사장은 기아와 현대제철 등에서 재무관리실장, 원가관리실장, 재경본부장(CFO) 등을 맡았던 현대차그룹 최고의 재무 전문가다. 

건설업과는 전혀 인연이 없던 주 사장을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을 두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공개(IPO)와 비용구조 개선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 등에 방점을 찍은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1년 한 차례 기업공개를 추진했다가 수요예측이 부진해 철회했던 적이 있다.

주 사장은 선임 직후 전례 없는 규모의 빅배스(잠재 부실을 털어내는 회계 기법)를 단행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현대엔지니어링이 2024년 실적에서 부실을 모두 털어내고 체질 개선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주 사장이 단행한 빅배스의 결과 현대엔지니어링은 2024년에 영업손실 1조2401억 원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1월22일 밝혔다.

하지만 주 사장이 현대엔지니어링의 대표이사로 일을 시작한지 두 달 만에 중대 재해가 발생하면서 건설업 경험과 노하우가 없는 건설업 대표의 한계가 드러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김태병 국토교통부 기술안전정책관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어떤 제도 개선이나 지원보다 건설사 최고경영자와 임원진이 관심을 갖고 직접 현장에 나가 사고 빈발 작업의 근로자 안전을 확인하는 게 가장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