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필드 운영사 신세계프라퍼티가 매장 사업 다각화로 실적을 크게 개선하고 이마트 본업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하면서 이마트 내 핵심 계열사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사진은 스타필드수원 전경.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경기침체와 이커머스 성장, 출산율 감소 등으로 유통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오프라인 업체들의 콘텐츠 경쟁이 격화하면서 이마트 내 신세계프라퍼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기존 스타필드 너머로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이마트에 대한 실적 기여도가 높아진 데다 이마트 매장 기획에 관여하는 등 그룹 본원 경쟁력 강화에 있어서도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
16일 신세계프라퍼티에 따르면 올해 10월 경기 파주에서 ‘스타필드빌리지’ 1호점인 ‘힐스테이트 더 운정’의 문을 연다.
스타필드빌리지는 규모가 작은 상권과 공동체에서도 선보일 수 있는 커뮤니티형 쇼핑 공간으로 기획됐다.
기존 스타필드가 대규모 공간을 확보하고 도심 외곽에서 가족 단위 고객을 유치했다면 스타필드빌리지는 기존의 4분의1 수준인 3만3천㎡(1만 평) 안팎의 부지에 인근의 도보 이용 고객을 겨냥한 지역 밀착형 상업시설로 꾸며진다. 매장은 그로서리 스토어, 엔터테인먼트, 교육, 의료, 뷰티, 헬스케어 등의 콘텐츠로 채워진다.
신세계프라퍼티는 2021년부터 종합 부동산 개발을 본격화해 도심 복합상업시설인 센터필드 등 위탁 개발 운영으로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왔다. 올해 첫 스타필드빌리지 개점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스타필드빌리지는 1호점에 이어 진주복합터미널과 서울 가양동 CJ공장 부지 입점을 확정지었고, 대전 유성호텔과는 판매시설 위탁운영계약을 체결했다.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 저층부 입점도 추진 중이다.
회사는 2033년까지 스타필드빌리지를 30개까지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2013년 말 설립된 신세계프라퍼티는 2016년 스타필드하남을 시작으로 같은 해 스타필드코엑스몰, 2017년 스타필드고양, 2020년 스타필드안성, 지난해 스타필드수원을 개점해 현재 모두 5개의 스타필드를 운영하고 있다.
작년 8월 경기 용인시 죽전에 처음 문을 연 ‘스타필드마켓’은 그룹 차원에서 스타필드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스타필드마켓은 기존 이마트의 그로서리 중심 매장에 스타필드의 고객 친화형 공간 기획능력을 결합한 매장이다. 집객력을 높이기 위해 이마트 기존점을 몰타입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운영은 이마트가 도맡아 하지만 공간 기획에선 신세계프라퍼티와 협업한다.
스타필드마켓 죽전은 5개월여 기간의 재단장(리뉴얼)을 거쳐 직영매장을 기존 1만2540㎡(3800평)에서 7590㎡(2300평)으로 40% 가까이 줄인 반면, 임대매장은 7260㎡(2200평)에서 1만2210㎡(3700평)으로 70% 가까이 확장했다.
이마트 매장을 필수구색으로 최적화해 효율성을 높이고 남는 공간은 라운지 등 특화공간으로 만들어 고객들의 휴식과 문화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또 임대 매장에는 54개 유명 브랜드 매장이 새로 입점했다. 그 중 15개는 이마트 사상 최초로 선보인 점포들이다.

▲ '스타필드마켓 죽전' 1층에 위치한 특화공간의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이마트는 올해 기존 이마트 매장 중 3개를 추가로 스타필드마켓으로 전환한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새로운 콘텐츠를 통한 스타필드의 집객력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1월 문을 연 스타필드수원은 기존 스타필드 이름을 단 복합쇼핑몰이다. 다만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수원 문을 열며 MZ세대를 겨냥해 특화매장을 크게 강화한 ‘2세대 스타필드’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스타필드수원을 5번째 스타필드가 아닌 첫 번째 ‘스타필드2.0’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가족 중심의 1세대에서 진화한 스타필드2.0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스타필드수원엔 ‘유스’와 ‘옵스큐라’, ‘듀드아이엠숍’, ‘오버더피치’, ‘로우로우’, ‘워즈히어’ 등 MZ세대들이 좋아할 만 한 편집숍·패션 브랜드들이 다수 입점했다. 스타필드수원엔 스타필드코엑스에 이어 2번째, 서울 지역 밖에선 최초로 ‘별마당 도서관’도 들어섰다.
스타필드 수원점은 올해 1월 개점 1년 만에 1900만 명이 방문하며 첫 해 345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를 달성했다.
연간 방문객 수는 경기도 전체 인구 약 1369만 명보다 많은 수치다. 그 중 절반 이상인 57%가 2030 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힘입어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해 연간 매출 3701억 원, 영업이익 773억 원을 거뒀다. 2023년보다 매출은 24.9%, 영업이익은 383.1% 증가하며 8개의 이마트 주요 연결 자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영업이익률 20.1%를 기록했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스타필드수원을 지난해 1월 개점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한 부동산 개발이익 증가로 지난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