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중복상장' 논란 제노스코 IPO 빨간불, 모회사 오스코텍 김정근 편법 증여 논란까지

▲ 오스코텍 소액주주연대가 13일 서울시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오스코텍 자회사 제노스코 쪼개기 중복상장을 규탄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김정근 오스코텍 대표이사가 자회사 제노스코의 기업공개(IPO) 성공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거래소가 제노스코의 상장예비심사 청구 결과를 내지 않은 상황에서 ‘중복상장’ 논란으로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13일 오스코텍 소액주주 연대는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국거래소 앞에서 제노스코 상장 반대 3차 집회를 열었다. 오스코텍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의 마지막 집회였던 만큼 40여 명의 소액주주들이 참여해 목소리를 높였다.

최영갑 오스코텍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제노스코 상장은 대주주인 김정근 대표의 편법 승계 수단일 뿐으로 오스코텍 주주들에게 실질적 이익이 없다”며 “부실한 상장 심사로 한국거래소가 제네스코의 중복 상장을 허용한다면 이는 대한민국 자본시장 불신에 쐐기를 박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주행동주의 플랫폼 액트에 따르면 오스코텍 소액주주연대의 지분율은 13.55%이다. 최대주주인 김정근 대표이사의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율(12.86%)보다 높다.

소액주주들은 김정근 오스코텍 대표의 아들인 김성연 씨가 제노스코의 주식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어 ‘편법 증여’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씨의 제노스코 지분율은 13.37%에 달한다. 현재 김 씨는 제노스코 사업개발(BD)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김정근 대표가 제노스코 기업공개를 추진하기 위해 오스코텍 소액주주들을 설득하고 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한 셈이다.

김 대표는 12일 온라인 주주간담회를 열고 “제노스코가 상장하지 못하면 연구소가 폐쇄될 확률이 90% 이상“이라며 ”자회사 가치 하락으로 모회사 오스코텍 주주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가 제노스코의 상장예비심사 청구 기한을 훌쩍 넘기고도 결론을 내지 못한 상황에서 소액주주들의 반대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오스코텍은 2024년 10월22일 미국 자회사인 제노스코 기업공개를 위해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일반적으로 한국거래소는 영업일 기준으로 45일 안에 청구에 대한 결과를 내놓지만 4개월이 훌쩍 넘긴 상황에서도 거래소가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이다. 제노스코는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AA, AA’로 만점을 받아 기준인 A,등급과 BBB등급 이상이라는 기준을 훌쩍 넘겼다. 

문제는 오스코텍 소액주주들이 주장하고 있는 중복상장 논란이다.
 
[현장] '중복상장' 논란 제노스코 IPO 빨간불, 모회사 오스코텍 김정근 편법 증여 논란까지

▲ 김정근 오스코텍 대표이사(사진)가 제노스코 기업공개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은 김정근 오스코텍 대표이사가 12일 오스코텍 주주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말하고 있는 모습. <오스코텍 온라인 간담회 화면 갈무리>


오스코텍은 제노스코 지분 59.12%를 확보한 모기업으로 논란의 핵심인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기술을 함께 보유하고 있다.

제노스코는 신약개발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다른 바이오벤처 기업과 달리 렉라자의 상업화에 따라 기업공개 이전부터 실질 매출을 내고 있다.

하지만 이미 모회사인 오스코텍이 2007년 코스닥에 상장된 상태라 자회사인 제노스코까지 상장 승인을 받는다면 오스코텍 기업가치 하락 우려를 피하기는 쉽지 않다.

더구나 정부 차원에서 국내 자본시장 가치를 높이기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 등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회사와 자회사의 중복상장은 이를 역행하는 움직임이라는 점에서다.

실제 오스코텍은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2024년 8월19일 국내 항암제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승인을 받으며 시장에 관심을 받았다.

제노스코는 렉라자를 개발한 항암제 원개발사로 2015년 유한양행에 기술이전했다. 유한양행은 이후 개발을 이어가다 2018년 얀센에 기술수출을 진행했다.

오스코텍이 제노스코 모회사로서 렉라자 기술이전에 따른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및 로열티 수익을 절반씩 나눠 받는 구조다. 얀센이 렉라자 수익을 유한양행에 배분하면 유한양행이 60%, 오스코텍이 20%, 제노스코가 20%씩 나눠 갖는다.

한편 오스코텍 주가는 렉라자 미국 허가 시점 직후인 2024년 8월21일 4만585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하지만 김 대표가 오스코텍 자회사인 제노스코의 기업공개를 추진하며 주가는 유한양행과 달리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실제 제노스코의 기업공개를 위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던 지난해 10월부터 주가가 하락해 12월에는 반토막 수준인 2만1600원까지 하락했다. 장은파 기자